새 1만원.1천원권의 정식 발행이 시작된 22일 한국은행 화폐 교환창구에서 새 지폐를 교환하기 위해 사흘 넘게 노숙하며 줄을 선 사람들 간에 자리다툼이 벌어지면서 오전 9시30분 예정이던 화폐교환 업무 개시가 1시간 넘게 지체됐다.

밤새워 줄을 서 있던 대기자들은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마련해 1번부터 200번까지 교부했으나 이날 새벽 200번 이후의 사람들이 창구 앞에서 별도로 줄을 서면서 행렬 자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해 대기자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은과 경찰은 이 때문에 화폐 교환창구 문을 열지 않은 채 행렬을 정리했으나 줄을 선 대기자들 간에 주장이 엇갈려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대기자 가운데 이순근(50)씨는 "18일 밤 제일 먼저 줄을 서 1번 번호표를 받았다"면서 "대기자들 간에 200번까지만 번호를 나눠줬으나 오늘 새벽 1시부터 200번 이후 사람들이 순서를 지키지 않고 앞자리로 몰려들었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화폐교환창구에서 오전 9시30분부터 일련번호 10001-30000번을 새 지폐를 1인당 100장씩 교환해주기로 했다.

다행히 200번까지 번호표를 받은 대기자들이 90장을 교환받고 나머지 대기자들은 10장씩 교환받는 방식으로 합의가 이뤄져 오전 11시께 교환이 시작됐다.

첫 번째로 새 지폐를 교환받은 이순근씨는 "집에 소장할 예정"이라며 "화폐 가치는 오래 소장할 수록 올라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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