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경영 금갔다" 재계 뒷말 무성

故박성용 명예회장

[투데이 코리아] 재계에 대통 승계를 둘러싼 뒷말이 흘러나오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일명 '형제의 난' 발발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현재 이같은 조짐은 그룹 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상태. 일각에서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물보다 진한 게 피고, 피보다 진한 건 돈이다'는 재계의 속설이 다시금 증명되는 것 아니냐”는 한탄석인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계가 주목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 '형제의 난'. 그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이미 재계에 만연한 골육상재의 폐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돈 앞에는 가족도 형제도 없다는 재계의 속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같은 현상이 소위 재벌家일 경우 그 정도가 심한 편이다.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진흙탕 싸움을 방불케 할 정도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을 통해 터져 나온 이른바 '형제의 난'이 그 단적인 예다. 이후 범 현대家를 중심으로 발발한 '시숙의 난', 현대그룹 대통 승계를 둘러싼 '왕자의 난', 대성그룹 '형제의 난', 한진그룹 '형제의 난', 대림그룹의 '숙질의 난' 까지 재계 불어 닥친 일명 '亂(난)' 열풍은 세인들의 입방아 좋은 먹잇감이 돼 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재계를 중심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그룹)이 회자되고 있어 관심 증폭되고 있다. 형제간 경영권 승계 전통으로 유명한 금호그룹에 경영권 분쟁 조짐이 불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징후는 그룹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결국 금호그룹 '형제의 난'으로 비화 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 4형제 한지붕 경영

일부 그룹사를 통해서 볼 수 있듯 재벌家 경영권은 “핏줄도 못 알아본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추한 이면

故박정구 회장
을 가지고 있다. 이미 숱한 재벌 그룹사의 경영권 분쟁을 통해 이 같은 속설은 증명돼 왔다. 더욱이 일부 그룹사는 법정 분쟁을 통해 재산 다툼을 벌이는 추태 아닌 추태도 벌여 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형제간 우애 경영으로 이름난 금호그룹에 경영분쟁이 일어날 것이란 풍문이 제기되고 있어 재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금호그룹은 창업주인 故박인천 회장의 4형제가 공동경영을 전제로 한 지붕 생활을 영위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더욱이 이들 4형제들은 타 재벌家의 귀감이 될 정도로 형제간 우애 역시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금호그룹 경영권은 4형제간에 이뤄진 일종의 암묵적 '룰'에 의해 경영승계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즉 4형제 중 장자인 故박성용 명예회장을 필두로 만 65세가 되면 경영권을 동생들에게 물려주고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것.

실제 장자인 故박 명예회장은 만 65세가 되던 해에 “문화사업에 전념하겠다”는 이유로 바로 밑동생인 故박정구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뒤 일선에 물러났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차남인 박정구 회장 역시 만65세가 되던 해에 폐암으로 사망, 자연스럽게 3남인 현 박삼구 회장에게 경영권이 넘어가게 됐다.
문제는 현 금호그룹 회장인 박삼구 회장과 4남인 박찬구 금호아시아나 화학부분 회장이다.

◆ “음해 세력이 퍼뜨린 낭설이다”

박삼구 현 회장
재계는 “3남인 박삼구 회장과 4남인 박찬구 회장이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말이 소리 없이 퍼지고 있다고 알려왔다. 이는 곧 형제간의 경영분쟁으로 확대해석 돼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까지 설득력 있게 퍼지고 있었다.

재계에 퍼지기 시작한 일명 금호그룹 '형제의 난' 시나리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나 둘째와 달리 셋째 박삼구 그룹회장(만 61세)과 막내인 박찬구 회장(58세)의 경우 나이차가 거의 없다. 그런데 박삼구 회장이 동생인 박찬구 회장에게 3세 경영에 대한 제안을 했다는 것. 물론 이에 대해 넷째인 박찬구 회장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셋째인 박삼구 회장이 자신의 장남인 세창씨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려 하려는 것 아니냐”고 섣부른 분석까지 내놓고 있는 상태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을 감지한 박찬구 회장이 즉각 반발하고 나서면서 형제간 사이가 소원해 졌다는 것.

현재 그룹3세들을 종합해 보면 작고한 장남(박성용)의 아들인 박재영씨(37)와 역시 작고한 둘째(박정구)의 아들인 철완(29)씨, 그리고 셋째(박삼구)의 아들인 세창(32)씨, 넷째(박찬구)의 아들인 준경(29)씨가 있다.

재영씨는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서 영화 유학을 하고 있는 상태라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철완씨나 준경씨는 아직 학생이다. 결국 3세 경영으로 이어질 경우 지난해 12월 금호그룹 전략경영본부 이사로 승진한 세창씨가 대권을 승계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재계는 “이 같은 상황이 악화될 경우 형제간 경영권 전쟁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더욱이 2세간의 앙금이

박찬구 화학 부분 회장
삼촌과 조카간의 분쟁으로 이어질 일명 '숙질의 난'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 같은 재계 뒷말에 금호그룹은 “현 박삼구 회장이 취임한지 2년 반에 불과하며 박찬구 회장 역시 작년 말 화학 부분 회장으로 승진한 상태”며 “3세 경영을 논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금호그룹은 “형제간 우애 경영으로 이름난 금호를 음해하려는 소문에 불과하다”며 불쾌한 심사를 드러냈다. 하지만 재계는 "아니땐 굴뚝에 연기가 날 수는 없다”며 금호의 내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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