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23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신년연설을 통해 지난 4년간의 국정 성과를 평가하고 "정리하고 가야 할 국정과제를 뒤로 넘기지 않겠다"며 국정 운영의 의지를 밝힌 데 대해 대변인 공식 논평을 통해 긍정 평가했다.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참여정부 출발 당시 상황을 진지하게 돌아보면서 2만 달러 시대로 발전하기 위한 정부의 과제와 노력, 공약 이행과정을 소상히 설명했다고 본다"며 "성공적인 경제, 민생문제와 양극화 해결을 위해서는 동반성장과 더불어 함께 가는 경제를 만들어야 하고, 성공의 관건은 제 때 개혁을 하는 것이라는 말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또 "열린우리당은 성공이나 평가에 급급하지 않고 헌법개정의 발의를 포함해 주어진 마지막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의지를 평가하며 국정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당들도 국정에 협력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지역주의의 원심력이 작용해 열린우리당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신당파 의원들은 "중도개혁세력의 재통합을 위한 노력을 지역주의로 폄하하는 것은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발한 반면, 사수파 의원들은 "대단히 원칙적이고 합리적인 말씀"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한편 한나라당은 23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신년 연설에 대해 "자화자찬과 책임전가, 헐뜯기로 가득 찬 실망스러운 연설"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정치, 외교, 안보, 민생, 개헌 등에 대한 노 대통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노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민심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일갈했다.

당 대선주자들도 대변인과 공보특보 등을 통해 일제히 "희망을 주지 못하는 연설"이라고 일축하고 "대통령이 남은 기간 만이라도 정치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경제 살리기에 충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형오(金炯旿)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이 아직까지도 실정의 책임을 언론과 야당에 전가하고 있다"면서 "증오의 정치, 분노의 정치, 한의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시 아까운 전파만 낭비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국민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자세는 없고 변명만 늘어 놓은 것 같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나경원(羅卿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책임'이라는 단어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품격없는' 연설로, 작년 8월 방송사 회견 이후 다섯 번째 `자기 강박'을 드러냈을 뿐"이라면서 "구구절절 자화자찬이고 야당과 언론에 대해서는 헐뜯기와 책임전가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적반하장과 후안무치는 대통령이 할 말이 아니라 들을 말"이라면서 "문민정부로부터 민생문제를 물려받았다고 하는데 책임을 전가하는 방법도 갖가지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탓은 왜 안 하느냐"고 꼬집었다.

`경제를 잘 아는 대통령도 5%의 성장을 넘기기 힘들며, 앞으로 지켜보겠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나 대변인은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에 대한 의도적 폄하발언이고 협박성 발언으로 들린다"며 "대선 주자들에 대한 저주가 아니라 국민과 나라에 대한 저주"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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