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우여곡절을 거쳐 미봉책으로 정상조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노사관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한마리로 차갑다. 현대차 노조는 물론 사측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지난 80년대 이후 노동운동은 노조 조직율이 낮아지는 등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 근로자의 지지를 받아야 할 노조운동이 왜 그들만의 ‘리그’로 변해 가는지 원인을 면밀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세계최고의 고용유연성을 가지고도 몰락하고 있는 미국 자동차업계를 반면교사로 삼으며, 기업 측의 시각 교정도 함께 살펴 볼 필요가 있겠다.

노동운동은 생존권 투쟁 차원에서 변혁적 전망을 가진 전투적 노조운동으로 그 성격을 발전시켜 나갔다.
하지만 세계는 그 구성이 매우 복잡하고, 시대는 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제는 과거의 시각에서 본 변혁적 노조운동이 문제해결의 열쇠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의 노조운동이 근로자 전체의 대의성을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일 것이다.

노사 관계의 한 축인 사측도 기업의 사적 성격과 수익증대를 강조하며 노조문제나 근로자 문제를 인사관리 차원에서만 접근하고 있는 문제점을 노정시키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기업은 가장 핵심적인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국내의 대표적인 기업은 사적 영역을 넘어 공적인 기능을 담당하여야 하며 이제 기업도 헌법적 기본권의 기속을 받아야 한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그리고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세계적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하고, 이미 블루라운드 형태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변화된 시대와 조건하에서도 노사관계의 틀은 기존의 형태 그대로만을 고집할 수 있을 것인가?
노사는 기존의 대립적 노사관계 또는 수직적 노사관계의 틀을 뛰어 넘는 새로운 모델은 없을까를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21C 새 시대의 노조운동은 변혁적 시각을 넘어 노사공존을 바탕으로 하는 인권운동 형태로 발전하여야 한다.
노조는 근로자의 생존권 확보 뿐 아니라 기업이라는 공간에서 근로자들이 자신의 삶과 이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것은 이젠 노조가 기업의 책임자임을 스스로 주창하고 근로자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한편 기업도 비용절감과 수익증대 확보라는 단순 인사관리차원을 넘어 공적 마인드를 갖추고 근로자들을 사업운영의 파트너로서 대우하고 육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인재역량을 키우는 것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시대임을 자각하고 변화를 거부하지 않아야 한다.

기업은 근로자 즉 인적자원을 기업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이라고 인정하고, 노조는 기업이야 말로 국가경제 발전의 가장 큰 원동력임을 인정하여 노사가 서로 격려하는 상생의 관계를 구축하길 기대한다.

강한모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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