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치를 너무 불신하고 혐오한다. 그러다 보니 정치를 무시하고 외면해버린다. 정말 위험한 일이다.

왜냐면 정치는 국가 사회에서 가장 최고의 의사결정을 하는 기능인데, 이를 기피하면 그 피해는 누가 보겠는가. 결국은 그것을 기피하는 국민들이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치는 매우 중요하고, 또 중요한 만큼 정말 제대로 해야 한다.

나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특히 국회와 관련된 일을 주로 하면서 정치를 가까이서 지켜봤었다. 내게는 많은 문제점들이 눈에 들어왔고, 그때마다 내가 직접해보면 잘 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치도 진짜가 있고 가짜가 있다고 본다.

어떤 일(業)을 성취하기 위해서 정치를 하면 진짜고, 어떤 자리(職)를 위해서 정치를 하면 가짜라고 본다. 쉽게 말해서 국회의원 그 자체가 되기 위해서 정치를 하면 가짜고, 어떤 일을 추구하기 위해서 국회의원이 되려하면 진짜라는 말이다.

물론 어떤 정치인도 자기가 일을 추구하지 직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각자가 하는 행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진짜 가짜는 금방 구별이 된다.

나는 적어도 진짜 정치를 해보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정치는 이렇게 해야 진짜 라는 본을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내가 지금 완벽하게 그렇게 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길을 가겠다는 마음만은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내가 하고자하는 것을 여기서 일일이 다 얘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것을 몇 가지 얘기하라면 그 첫째가 민주주의 완성을 위한 헌신이다.

우리나라가 군사독재에서 벗어나 민주국가 된 게 언제인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절대 그렇지가 않다. 흔히 민주체제의 4대 요소로 법치주의 확립, 자유경쟁의 실현, 기회균등의 보장, 취약계층의 보호를 든다. 이 4가지가 제대로 작동해야 비로소 선진 민주국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아직은 이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작동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법치주의만 해도 그렇다. 길거리의 기초질서는 말할 것도 없지만, 우리는 헌법의 기본인 삼권분립조차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나라다.

우리나라 국회의장은 아직도 대통령과 동등한 위치가 아니라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지명하는 지위에 머무르고 있지 않은가. 취약계층의 보호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선진민주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없어서 밥을 못 먹거나, 없어서 교육을 못 받거나,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둘째는 사회의 통합이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지금 지역간, 세대간, 계층간, 이념간 갈등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남북통일은 고사하고, 남남간의 갈등이 준 내전상태로 치닫고 있다.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해결하는 길은 정말 지난해 보인다. 하지만 먼저 상대를 인정해야한다. 상대를 인정한다는 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서로 대화를 해야 한다. 대화의 문은 항상 서로가 양보하며 공생하자는 전제가 있어야 열린다. 그리고 양보는 특히 힘이 있는 쪽에서 먼저 그리고 많이 해야 할 것이다.

그렇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정치가 이런 어려운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먼저 정치가 권위를 회복해야 한다. 권위가 있어야 힘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권위의 회복은 신뢰의 회복이다.

국민은 왜 정치를 불신하는가. 정치인을 불신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을 왜 불신하는가. 정치인은 말과 행동이 틀리고, 처음과 끝이 다르고, 공을 앞세우면서 사를 챙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치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정치인이 언행일치, 시종일관, 선공후사를 실천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정치인도 사랑받고 존경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서울시장보다도 대통령보다도 사랑받고 존경받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정말 큰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을 끊임없이 하다보면 어릴 적 보던 동화 '큰 바위 얼굴'에서처럼 나도 큰 바위 얼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꿈을 꿔 본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이명박 정권 탄생의 3대 원인을 들라면 첫째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반감, 둘째가 손학규의 한나라당 탈당, 셋째가 수도권과 3, 4십대등 중도개혁성향세력의 지지 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중도개혁성향세력은 스윙보우터(swing voter)로서 민주화이후부터 이들의 지지는 정권창출의 필수요소가 되어왔다.

한편 현대국가의 정권운영은 퍼머넌트 캠페인(permanent campaighn)이라는 용어에서 보듯이 국민의 지지도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

그렇다면 중도개혁성향세력의 지지는 정권재창출뿐 아니라 정권의 성공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말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 노선의 표방과 추진은 다소 늦었지만 바른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은 아직도 우파세력에 무게중심이 가 있고, 중도개혁 세력은 서자 취급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회창의 두 번 실패에서 보듯이 이래가지고는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 정권재창출뿐 아니라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중도개혁 세력의 목표는 우리나라에서 점차 줄어만 가는 중산층을 키워서 사회의 안정과 통합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를 만들고,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꾀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정책의 우선순위가 이에 맞추어져야 하며, 중도개혁세력이 당의 다수파가 되어야 이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의 무게중심이 중도개혁세력으로 오는 날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 보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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