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을 실험용 마루타로 써”VS"업무착오로 미국산만 작성”

[투데이코리아=이광효 기자] 민주당 최규식 의원이 정부청사 구내식당에선 지난 해 9월부터 올 9월 현재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단 1㎏도 구매하지 않은 반면 과천청사를 경호하는 경기706전경대는 지난 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미국산 쇠고기만 100% 먹어왔다고 주장한 것을 계기로 미국산 쇠고기가 올해에도 국정감사 주요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규식 의원의 주장에 대해 야당들은 일제히 정부를 맹비난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담당자의 업무착오로 잘못된 자료가 전달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 유은혜 수석부대변인은 14일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지난 1년 동안 정부청사에서는 단 1㎏도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은 반면 정부과천청사를 지키는 경기706전경대는 100% 미국산 쇠고기만을 먹어왔다는 사실에 네티즌들의 분노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며 “작년에 국무총리와 관계 장관들이 나서서 시식회까지 하면서 얼마나 호들갑을 떨었는가? 그랬던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단 1㎏도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은 것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유은혜 수석부대변인은 “자신들은 좋은 것만 먹고, 아무런 선택권이 없는 전경들에게는 100% 미국산 쇠고기만 먹인 몰염치한 정부를 믿고 어떤 부모가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싶겠는가?”라며 “선량한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다. 이런 위선에 가득 찬 정부가 과연 국민의 건강과 서민의 안전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14일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자기들이 그토록 안전하다고 강변했던 미국산 쇠고기를 정작 중앙정부 공무원들은 전혀 소비하지 않고, 힘없는 전경들에게만 먹였다니 이렇게 부도덕한 정부가 있는가?”라며 “정말 너무나도 기가 찰 일”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대변인은 “국민들에게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라고 강변하고 자신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피해서 먹은 이번 일은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을 보여주는 정확한 잣대”라며 “힘없는 청년 전경을 사실상 미국산 쇠고기의 실험용 마루타로 쓰는 이 정부가 과연 친서민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번 사태는 이명박 정부 역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음을 스스로 폭로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해당 전경들과 그 부모, 그리고 국민 앞에 사과하고, 지금이라도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강변했던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며 “더불어 청와대의 쇠고기 소비현황은 어땠는지 이참에 공개해야 한다. 이번 일은 절대로 쉽게 넘어가선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의 한 관계자는 14일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정부청사 구내식당은 외주를 주기 때문에 정부에서 쇠고기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외주받은 업체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14일 발표한 해명자료에서 “경기706전경대에서는 2008년 9월부터 2009년 8월 사이에 쇠고기를 모두 584㎏ 구매했는데 이 중 호주산은 316㎏이고 미국산은 268㎏”이라며 “최규식 의원 요구자료 작성 시 경기706전경대 담당자가 업무착오로 미국산으로만 작성해 제출했다”고 말했다.

투데이코리아 이광효 기자 leekhyo@todaykorea.co.kr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