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선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당내 다른 의원들과 함께 탈당하는 방안을 고민하지 않았나.

▲진로에 대해 많은 분들과 논의했지만 탈당은 독자적 결정에 따른 것이다.

-- 탈당에 앞서 대통령과 만나거나 통화했나.

▲그러지 못했다.

-- 천 의원이 구상하는 민생개혁세력 대통합에 민주노동당도 포함되나.

▲민노당도 민생을 위한 정당이지만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와는 노선과 비전이 다르다. 민노당과 당을 함께 한다는 생각은 할 수 없다.

-- 과거 민주당을 탈당할 때에 비해 정치적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의 미래세력의 재건과 전진을 위해 소신껏 행동해왔다. 지금도 그때와 동일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열린우리당 자체가 거대한 조직을 갖고 민생개혁세력 전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리당의 발전적 해체, 창조적 해산이 필요하다.

--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회견에서 "신당파와 협상해볼 수 있다"고 했는데도 탈당을 결심한 이유는.

▲(탈당과) 대통령이 신년회견에서 하신 말씀과는 관계가 없다. 저는 이전부터 전당대회가 미봉으로 가면 희망이 없다고 봤고 그 판단에 변함이 없기 때문에 당을 떠나는 것이다.

-- 이번 탈당은 노무현 대통령과 결별하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대통령에게 덕담을 한다면.

▲저는 어느 위치에 있든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 하시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 지난 총선에서 우리당 의원으로서 국민의 신임을 얻은 사람의 정치적 도리로서도 그래야 한다.

-- 3년전 개혁정치를 표방하면서 우리당을 창당했는데 다시 민생개혁정치를 표방하면서 탈당을 하는 건 너무 이르지 않나.

▲창당에 앞장선 사람이 다시 탈당을 하게 돼 면목이 없다. 그러나 잘못된 것을 솔직히 시인하고 앞으로 잘 되도록 만드는 게 정치인으로서 진정 책임있는 자세라고 믿는다.

-- 당에 남겠다는 사람이나 떠나는 사람이 모두 시민사회 세력과 함께 하겠다고 하는데.

▲당에 남아계신 분들이나 저나 목표는 다르지 않지만 우리당의 현재 위상이나 현실에 대한 판단이 다르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최종적으로는 함께 만나는 길을 모색하는 게 민생개혁세력 전체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 신당을 여러 개 만들었다가 대선국면에서 노선경쟁을 하면서 다시 합치자는 구상인가.

▲아직 구체적인 그림을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 목표는 대통합으로 가야 한다. 그게 잡탕세력의 통합일 수는 없다. 구체적인 방법은 많은 분들과 지혜를 모아 모색하겠다.

-- 잡탕세력 통합이 안된다면 우리당에서 중도실용을 표방하는 분들과는 어떻게 되나.

▲저는 누구를 배제하자는 게 아니다. 하지만 먼저 원칙을 세우고 노선을 분명히 하는 가운데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게 우리의 과오를 거듭하지 않는 길이다.

-- 정동영 전 의장이나 김근태 의장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두 분은 민생개혁세력 전진에 있어 우리의 귀중한 자산이고 한편으로 저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위기에 책임이 있는 분이다. 앞으로 서로 협력해서 민생개혁세력 전진을 가져오는데 전력을 다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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