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전 지사는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 편, 내 편을 가르고 내 것을 지키면 된다고 하기 보다 한나라당을 어떻게 변화시켜 현 시대에 맞게 우리의 적응력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느냐를 생각해야 한다"며 "여당에 훌륭한 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칭기즈칸은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여는 자 흥한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입 대상과 관련, 그는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 같은 분들이 세계적 마인드를 갖고 있고 강봉균(康奉均) 전 재경부 장관도 요즘 선진국 건설을 말하고 있다"며 "그렇게 세계와 미래 지향적 시대정신을 갖고 있는 분들을 적극적으로 모셔올 생각도 하고 우리 그릇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의 이러한 언급은 "더 큰 한나라당을 만들자"며 외연 확대를 주장해온 본인의 소신을 재확인한 것이긴 하지만 강재섭(姜在涉) 대표가 최근 신년회견에서 여권인사 영입불가 방침을 천명한 지 얼마 안 돼 나온 발언이란 점에서 본격적으로 당과의 '차별화 행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그는 또 "우리가 보수를 표방한다고 하지만 결코 수구가 돼선 안 되며 끊임없이 자기혁신과 미래 지향적,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천정배(千正培) 의원의 열린우리당 탈당에 대해선 "집권 여당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국가적으로, 정치 발전을 위해 안타까운 일"이라며 "천 의원의 탈당 자체가 구도를 다시 짜겠다는 것이므로 새로운 구도 변화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손 전 지사는 최근 출간된 소설 '나비야 청산가자'에 자신이 여권 신당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돼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내용이 담긴 것과 관련, "그런 소설이 나오는 것 자체가 내가 본선 경쟁력 1등이라는 것"이라며 "북핵과 한반도 평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자세를 가진 지도자를 바란다는 바람이 그렇게 표현됐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손 전 지사는 이날 전남 목포와 함평을 방문해 `호남 표심' 잡기에 나선다. 그는 오전 목포 대불산업단지의 J 프로젝트 현장을 시찰한 뒤 지역 언론과 간담회를 갖고 오후에는 함평생태공원에서 열리는 '영호남 화합 한마당 행사' 등에 참석, 지역주의에 매몰돼서는 국가의 미래가 어둡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김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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