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열린우리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 되었던 김근태, 정동영, 천정배등이 탈당론 앞에서 이해관계가 미묘하게 엇갈려 주목을 받고있다.

먼저 가장 자유스럽게 천정배 의원이 '선도탈당' 을 하면서 제3지대 독자 신당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연말 김근태-정동영 회동에서 '통합신당 추진' 합의가 이뤄진 이후, 천 의원은 매주 주례 기자간담회를 자청, 제3지대에서 통합신당의 밑그림을 적극적으로 그릴 수 있다는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피력해 왔었다.

이는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후 사실상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천 의원이 통합 신당 깃발을 높이 들어 '호남의 좌장'을 꾀하려 한다는 것이 공통적 의견이다.

이에 반해 김근태 의장의 경우 법원 판결 이후 중앙위까지 재소집하면서까지 전당대회를 치러야 하는 책무에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입장에서 갑갑해 하고 있다.

김 의장은 당초 법원 판결 직후 '비대위원장 사퇴'를 위해 성명서까지 준비하는 등 스스로 굴레를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독배'를 드는 심정으로 떠맡은 당의장 책무를 전당대회까지 완수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한편 비대위 표결에 정동영계 비대위원들이 중앙위 소집에 주도적으로 찬성하자, 당내에서는 김근태 의장의 책무 시한을 정동영계가 앞장서 연기시켰다는 관측이 많았다.

정동영 전 의장은 비대위 당헌개정에 대한 법원 판결을 계기로 당사수파 대 통합신당파로 전선을 갈라치며 자연스레 정치권 재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정 전 의장은 오랜 침묵을 깨고 자신의 지지자 모임인 '정통' 출범식을 계기로 '당내 문제를 법원으로 끌고간 당 사수파'를 겨냥, 직격탄을 날리며 정치 전면에 나섰다.

임종인 의원의 탈당 직후, 문희상 정세균 등 중도파들이 적극적으로 의원들의 연쇄 탈당 움직임을 진화하고 나선 데에는 정 전 의장이 대규모 탈당을 이끌어 새판짜기를 주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깔려 있다.

한편 여당 안팎의 예상을 깨고 첫 탈당선언을 한 임종인 의원이 원내대표 자리를 노리는 장영달 의원에게 '그래도 형님 당선을 위해 돕겠다'고 선언해 주목을 받고있다.

장 의원은 “임종인이 탈당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면서 “그날 오후에 임종인에게 전화를 해 '사전에 귀띔 한번 안해 줄 수 있냐'고 한마디 했더니 '미리 말씀 못 드려 죄송하다'면서 '탈당은 했어도 형님을 도울 것'이라고 하더라”고 전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