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론 , 비관론 팽팽히 대립

주식시장이 모처럼 폭등세를 맞았다. 그러나 향후 장세를 놓고 애널들과 트레이더들 간에 의견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애널들은 대체로 낙관론을 피고 있다. 그러나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비관적 전망을 양보하지 않는다. 그들의 의견을 통해 향후 대응방법을 찾아본다.

2일 주식시장은 전일보다 30.24p가 오른 1413.14를 기록했다. 오늘은 특히 외국인이 올들어 최고액수의 순매수를 보였다. 거래소시장에서만 344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관은 684억원으로 중립을 지켰고 개인은 4716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즉 외국인이 주가를 올린 셈이다.

폭등의 직접적인 요인은 미국시장의 4.4분기 GNP가 예상보다 좋았다는 소식이었다. 호재가 나와도 매기가 따라주지 않아 좀처럼 수급이 해소되질 않았는데 외국인이 뇌관을 건드린 것.

이를 놓고 애널들은 대체로 낙관론을 피고 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간단히 끝날 상승이 아니다. 너무 많이 오른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주가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일단 투자자들의 심리가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로 급격히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금리 동결과정에서 경기가 호전되고 있어 글로벌 유동성이 여전히 좋은 상태라는 것. 게다가 '일본, 유럽 경기도 전환과정에 있는 상황이고 국내적으로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2차 조정의 우려를 딛고 증시가 강한 반등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외국인의 신흥시장 선호 순위가 중국과 인도에서 한국 등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임을 주시한다. 국내 자금이 해외증시로 쏠리는 것과 반대로 이머징 자금은 과열의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코스피를 주목했다는 것.

오 위원은 연초조정은 끝났다고 단언한다. 그 이유로 1350선에서 강한 지지를 확인했다는 점, 가격과 기간 조정을 동반했다는 점, 강력한 매수 주체가 부각됐다는 점, 시가총액 상위 대표종목이 하방경직을 확보했다는 점 을 들었다. 오늘 주가상승의 주동력원이었던 외국인의 은행주 매수와 관련해서도 '국내 은행의 저가 매력과 함께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음'을 높이 샀다.

다만 시장이 기존 상승 추세에 안전하게 복귀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가격 하락세 제동, 국내외 시장금리 하향 안정, 실적에 대한 눈높이 조정 일단락 등이 충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시간을 두고 다시 확인해야 할 사안이란 것.

조재훈 대우증권 부장 역시 2월 중반까지 추가적인 반등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추세 상승으로 보기에는 불안요인 남아있지만, 1300선 중반의 단기 저점 확인후 시장 수급과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것. 그는 이달들어 외국인이 왕성한 매수의욕을 보이는 것은 △한국증시의 상대적 부진에 따른 가격 메리트 △중국 등 이머징 국가의 단기 변동성 확대에 따른 대안투자 △지난 4분기 실적발표 마무리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 △다음주 6자회담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선취매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쉽게 장을 꺽이게 할 재료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매매현장에서 직접 딜링을 하는 트레이더들은 방향을 달리 한다. 대체로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단기적으론 매도에 주력해야 할 것도 조언한다.

김기범 굿모닝신한증권 광화문지점 차장은 은행의 신용등급 상향은 이미 나왔던 사항임을 주시한다. 새로운 재료가 아니라는 것, 해서 내주 월요일까진 지켜봐야한다는 견해다. 매매는 관망적 입장이다.

최근 하루 3~4%의 수익을 꾸준히 내고 있는 김성근 교보증권 강서지점 차장은 중국시장이 무너진 때문을 이유로 든다. 경제변수 등 장기적 요인에 의한 상승이 아니라는 것. 따라서 주가상승 곡선을 따라 매도를 늘려나갈 것을 추천한다. 공격적인 매수는 사상최고치인 전고점에 이르러 다시 재진입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 상황에선 재료가 확인되는 시점이라는 것.

종목발굴이 주특기인 김희정 대신증권 광명지점 지점장도 매도전략을 주장한다. 1420~1430대에서는 일단 털라는 것. 주가의 추가 모멘텀이 약하다는 진단이다. '경기는 2.4분기 이후 저점을 향해 가고 있는데 그것을 이길 에너지는 부족하다'고 덧붙인다.

그는 이번 상승을 옵션만기주를 앞두고 프레미엄을 높이는 작업 이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폭등세를 시현시켰으면 추후 폭락세로 답을 해왔다는 것. 펀더멘탈이 약한 상황에 견강부회로 좋은 재료만 붙이는 이상의 매수유도전략이 아니란 진단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