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김진명 학생의 푸념 “진학도 두렵고 안가자니 미래가 걱정”

[투데이코리아=김효정 기자]지난 10월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외국어고등학교(이하 외고) 폐지론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외고를 둘러싼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외고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부산 해운대구 한 중학교의 경우 3학년 학생 344명 중 50여명이 외고 진학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외고 입시경쟁률을 기준으로 봤을 때 부산 내 응시 준비생들은 6000~7000명에 달한다.


중학교 3학년 마지막 시험을 치른 후 고등학교 입시에 대한 걱정이 더 크게 다가온다는 김진명학생(16). 교내 전교 2등까지 달성했던 김양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외고 진학이 목표였다.


입학을 위해 수학과 영어 학원을 다니며 내신 공부와 외국어 인증 자격증 공부 등을 준비했다. 그러나 외고대비반이라는 명분으로 영어학원의 수강료가 터무니없이 오르자 학원을 그만뒀다. 외고 입시 정보를 얻기 위해 외고 주최의 입시 설명회도 찾아다녔지만 정책이 바뀌었다며 새로운 입시설명회가 열려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외고 입학을 준비하던 주변 친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들이 외고에 진학하려는 이유는 외고라는 특수고등학교 명분과 보장된 명문대학 진학 때문이다.


김양은 요즘 외고진학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외고 정책의 변화도 혼란스럽지만 지나친 입시경쟁도 마뜩치 않다. 외고의 경우 입시경쟁의 정도가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보다 더 심할 것이라 예상돼 두려움은 한층 크다.


“성인이 돼 학창시절을 회상할 때 아름다운 추억만 있었으면 좋겠지만 외고진학을 하면 친구들과 적이 되어 경쟁한 기억밖에 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기에는 중학교 때와 비슷한 비효율적인 영어수업이 될 것 같아 꺼려져요.”


현재 중학교의 경우 반 친구들의 영어 수준차이가 커서 학교 선생님들은 중간 수준에 맞춰서 수업한다. 잘 하는 친구들에게는 시시하게 다가오고 못하는 친구들에게는 어려운 수업이 되어 그 누구도 듣지 못하는 수업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반을 나누어 수준별 수업을 하지만 교과서로 수업하기 때문에 한계가 쉽게 드러난다고 한다.


현 정부의 외고폐지론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외고가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나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한다면 외국어에 뛰어난 인재를 키울 수 없게 되죠. 결국 영재들이 일반 학생들 속에 묻히면 국가적인 손해가 아닌가요?”


김진명 학생의 꿈은 인권변호사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슬로건으로 내건 영화 '홀리데이'를 보고 이를 결심을 했다. 인권변호사가 되어 법이 불합리하게 적용되는 것을 막고 돈이 없어 변호 받지 못하는 사람을 도울 것이라는 목표도 갖고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학교는 학교대로 말로만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라고 할 뿐 진정으로 학생을 원하는 교육은 없는 실정입니다. 학생들의 의견이 많이 표출되고 또 의미 있게 반영된 정책이 나올 것이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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