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6일부터 28일까지 중부지방에 많은 눈이 온다던 기상청의 연이은 오보로 많은 이들이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정작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건 기상청의 잘못된 일기예보가 아닌 남의 탓만하는 기상청의 태도이다.

1월의 마지막 주말, 폭설과 한파를 예상했던 사람들은 황금 같은 주말을 고스란히 집에서만 보냈고, 하루 벌어 하루를 먹고 사는 가판 상인들은 주말 특수를 날려 버렸다. 또 골프장 등의 레저시설들도 예약취소가 잇따라 경제적 손실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언론들은 벌떼처럼 일어나 기상청을 쏘아 붙였고, 기상청 홈페이지의 게시판은 시민들의 불만으로 가득 찼다. 그러나 이러한 시민들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기상청의 태도는 '마누라의 바가지에 콧방귀 뀌는 남편'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나서 28일 뒤늦게 '26일 예보 분석'이란 보도자료를 내놓은 기상청은 “눈구름의 이동경로가 예상보다 남쪽으로 처진 것이 원인이었다”며 “당시 예보에서 밝힌 저기압 경로는 일본 기상청과 유럽 중기(中期)예보센터의 예측과 같았다”고 둘러대다 급기야 31일에는 “소방방재청이 문자메시지로 호들갑을 떨어서 그렇다”며 되레 소방방재청을 탓하기도 했다.

정말 보고 싶지 않은 모습만 골고루 보여준 셈이다.

지난 1일 꼴사나운 모습은 다 보여주고는 한참이 지나고서야 이만기 기상청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긴 했지만 시민들 앞에 기상청이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기상청에서 하는 일이라는 게 자연을 상대로 하는 일이기에 언제나 정확할 수는 없다. 수많은 고급인력과 첨단 장비들이 날씨 하나에만 매달리고 있지만 '잘해야 본전'인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상청이 이따금씩 보도가 틀리더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조금씩 고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들도 기상청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가라앉히고 잘못된 일기예보에도 관용을 보이는 여유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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