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코리아 수석에디터 임경오
세계 최고 갑부중 한 사람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CEO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 부부는 지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총100억달러 넘게 사회에 기부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한술 더 떠 지난해 7월 자기 총재산의 85%에 달하는 374억달러를 사회단체 여러곳에 분할 기부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3조5000억원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에 거액의 기부가 이뤄져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10월 타계한 이종기 전 삼성화재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지분 4.68% 93만5000여 주가 이 전 회장의 유지에 따라 한 공익재단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삼성생명의 당시 장외 기준가가 56만원이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5300억원을 웃도는 거액이다.

이같은 기부문화는 연예인들에게서도 볼수 있다.

배우 배용준은 남아시아 지진 해일당시 피해자를 위해 써달라며 3억원을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탤런트 고두심은 자신의 모교에 장학금을 두차례에 걸쳐 2억원을 기부했다.

또 서태지는 인기가 있던 시절에도 콘서트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팬들을 수백명씩 무료초청및 학비보조를 했으며 백혈병걸렸던 팬 수술비도 매니저통해 대신 지불하기도 했다.

국민 여동생 문근영은 최근 광고 모델료 3억원 전액을 소아암 환자기금 등으로 기탁했으며 북한주민들에게 연탄 15만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 고향인 광주에도 수천만원씩 여러번 기부하기도 했다.

이밖에 장나라도 북한 어린이들에게 탈지분유 2억원어치를 보내는 등 꾸준히 기부활동을 펴고 있다.

필자가 유명인들의 기부현황을 얘기한 의도는 '기부를 잘합시다'란 뜻에서 한 것이 아니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의 수입을 위해 수많은 서민들을 사채란 수렁으로 밀어넣고 있는 현실을 꼬집고자 대비를 한 것이다.

인기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운 대부업체의 텔레비전 광고가 최근 급격하게 늘면서 일반인들을 헛갈리게 하고 있다.

사실 연66%에 이르는 이자는 거의 살인적인 수준이다. 은행에 적금 넣어봐야 연4%가 될까말까한 수준에서 66% 이자라면 이미 발을 들여놓는 순간 재테크와는 거리가 멀어짐은 물론 향후 수개월후에서 수년후 거의 파산수준에 이르게 할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대부업체를 국민들은 요즘 거리낌없이 이용하게 만드는데 일조하는 연예인들이 있다. 이들 유명 연예인이 대부업체서 대출받으라고 웃으면서 광고하고 나오니 일반 서민들은 대부업체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줄어들어 쉽게 이용하는 풍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유명 연예인의 광고 등장은 연간 66%의 대부업체 이자가 얼마나 높은지 실감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마약과 같은 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1000만원을 빌릴 경우, 한 달 이자는 55만원이 넘으며 1년이면 660만원에 이른다.

그렇지만 이들 대부업체는 연예인을 앞세워 "한달이자 공짜" "피자배달보다 더 빨리 대출"등의 자극적인 문구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터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진짜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의 심정을 헤아린다면 이같은 광고는 정보제공측면에서 오히려 유익한 데다 음성적인 사채보다는 훨씬 투명하다는 점에서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는 소수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으나 뜻있는 사람들은 이들 연예인의 대부업체 모델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이들 대부업체에 신용조회 한번 했단 이유로 신용불량자 처럼 낙인찍히고 있는게 한국의 현실인데도 이들 연예인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부풀리게 하기 위해 수많은 서민들을 고리의 늪으로 밀어넣거나 또는 '신용조회 과다자'라는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광고모델료 전부를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는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광고모델료 수입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소외지역으로 몰아넣는 현실은 묘한 대조가 되고 있다.

이제는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대부업체 광고에 100만원 빌리면 1년이자가 66만원이라는 문구를 강제로라도 넣게 해야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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