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전 중소기업 입사해 미래 꿈 꾸는 박한별씨

[투데이코리아=김유경기자]청년층 취업난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취업준비는 대학 입학하자마자 시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대학생활의 낭만을 채 느껴보기도 전에 목표한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어학, 컴퓨터는 물론이고 관련 분야 공모전에 인턴까지 이른바 '스펙'을 쌓느라 정신이 없다.

대부분 학생들이 대기업을 향해 달려 나갈 때 부산의 한 국립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박한별씨(26.가명)는 일찌감치 중소기업을 택했다. 총 인원 60명 남짓의 작은 설계회사의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박씨는 요즘 바쁘다며 엄살이다.

"요 몇 주 계속 야근이에요. 일이 바빠서 정신이 없네요."

취업재수, 삼수를 하면서도 여전히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다른 이들과 달리 처음부터 중소기업에 지원해 들어간 박씨는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연봉이나 복지수준을 생각하면 대기업이 훨씬 낫겠죠. 하지만 대기업에선 제 능력을 십분 발휘 못할 것 같았어요. 지금 회사는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개개인의 존재감이 커요. 능력 발휘할 기회도 많고요. 여기서 저 없으면 회사 안돌아갑니다."

지금이야 맡은 일을 척척 해내는 그지만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전임자가 갑작스런 사고로 일을 그만두면서 마땅히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이 '맨 땅에 헤딩'하며 회사 업무를 익혀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어려움을 이겨냈고 이내 회사에서 없어선 안 되는 존재가 되었다.

한가한 날에는 이것저것 공부하며 자기계발 시간을 갖는다는 박한별씨. 최근 그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평소 그를 눈여겨보던 거래처 사장이 박씨에게 러브 콜을 보낸 것이다. 여전히 취업준비를 하며 속이 타들어가는 또래 친구들과 달리 박씨는 요즘 행복한 고민 중이다.

"언젠간 제 회사를 차리는 게 꿈이에요.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배우다보면 청년 CEO라는 제 꿈이 조만간 이루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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