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복 이사장 임기 절반 평가와 전망

'코딧(KODIT)신용보증기금'의 혁신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어 금융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05년7월 취임해 3년 임기의 절반을 '혁신'이란 두 글자를 부둥켜안고 살아온 김규복 이사장은 그 동안 주도한 개혁 성과가 곳곳에서 가시화하고 있으나 개혁의 고삐를 늦출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 김규복 코딧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혁신에는 끝이 없습니다. 무언가 '끝을 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추진하는 혁신은 혁신이 아닙니다. 뉴스에 나오는 순간부터 그 뉴스가 더 이상 뉴스가 아닌 것처럼 혁신도 추진하던 하나의 과제가 끝나면 그 때부터는 다시 혁신의 시작이 있을 뿐 끝은 없습니다”
김 이사장의 이런 혁신관이 관념에 머물지 않고 강력한 실천 의지와 임직원의 호응이 맞물린 덕분에 여러 경영 지표가 크게 호전되고 있다.

김 이사장 취임당시 6.1%에 달하던 부실률이 이제 4.5%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실규모는 1조8000여 억원에서 1조3500여 억원으로 지난 1년반 사이 4500억원정도 감소했다. 자산 운용배수가 기본자산의 12∼13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보증여력이 약 7조원 정도 증가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구상채권 회수액은 6433억원으로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런 개선된 지표들은 경제여건의 호전 등 대외적 요인도 있었으나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춘 혁신의 성과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럼에도 올들어 전직원의 절반정도를 인사이동시키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개혁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무려 217개에 달하던 이사장 명의 지시문서를 6개로 줄이는 등 혁명적인 권한 하부이양 작업도 최근 완결해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보다 유연한 임금피크제도 준비하고 있어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인사경영 혁신의 리더 기관의 입지를 보다 확고히 할 전망이다.

취임 1년반을 보내면서 코딧 임직원이 한결같이 김 이사장을 '혁신 전도사'로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데 그 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시침을 1년반으로 되돌려 보자.
김 이사장 취임당시 코딧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신용보증 규모를 축소하라는 권고와 '신용보증제도가 시장경제를 왜곡한다'는 연구기관의 발표 등으로 기관 정체성에 대한 위기를 맞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기술보증기금의 부실화로 코딧으로 배정된 금융기관 출연금 2,600억원 마저 기보 지원금으로 전환돼 재정적으로도 심각한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그는 취임사를 이메일로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했다. 그리고 곧 바로 현안을 해결하고 조직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한 T/F팀을 조직했다. 약 두달에 거친 작업 끝에 완성된 결과물이 바로 'HOPE KODIT 2008 비전'이다. 2005년말 6%에 육박하던 보증부실률을 2008년까지 4%대로 끌어내리고, 모든 분야에서 고비용 저효율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골자였다. 공공재 성격의 보증 운용에 상업성을 조화시켜 재정자립을 통한 '제2 창업'의 기반을 구축해 지속가능한 코딧을 실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런 혁신의 출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30년 동안 구축된 보증운용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뒤집는 혁신안을 직원들이 반색할 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이사장은 수백 건의 문서보다 직원들 한명 한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믿고, 직접 혁신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에 나서는 길을 택했다. 코딧 설립 이래 유례없는 이사장의 전국 영업점 방문이 시작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은 옳았다. 그가 직접 뛰는 거리가 늘수록 직원들과 고객들 사이에서 그의 뜻에 동조하는 분위기는 확산되었다. 혁신안의 이름이기도 했던 '희망'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혁신에 대한 그의 확신과 직원들이 동참한 노력이 점차 각종 경영지표에 반영되어 현실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비전 달성의 키워드였던 '보증부실률 감축'의 폭과 속도는 기대 이상이었다. 보증부실률은 전사적 리스크관리 시스템 구축 등에 힘입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코딧에서 개발한 신상품인 장기분할 해지보증은 단기대출 위주로 이뤄지는 중소기업 금융을 중장기 대출로 전환해 중소기업들이 안정적인 중장기 경영계획을 세우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경쟁력 향상과 신용관리프로그램, 기업형 창업보증제도는 진입과 퇴출이 원활한 새로운 중소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용보증으로 대표되던 기존의 역할에서 명실상부하게 중소기업 종합지원기관으로서의 몫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코딧은 여기에 만족하고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코딧은 지난해 말 기존의 'HOPE KODIT 2008 비전'을 업그레이드한 'HOPE KODIT 비전 2010'을 발표했다. 이 내용을 보면 바젤Ⅱ 시행으로 우려되는 중소기업금융의 양극화를 예방하고, 정책성 보증과 신상품 중심의 보증공급 확대를 통해 코딧의 공공성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동반자 코딧은 올들어서도 '본부조직은 젊게, 고객에 보다 더 가까이'를 캐치플레이스로 본부를 슬림화하고 원격지에는 미니점포를 신설했다.
혁신적 사고와 실천력을 겸비한 젊은 부점장을 대거 발탁해 고객만족을 향한 혁신 기반을 강화했다.
지.덕.체(知.德.體)를 두루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 이사장은 서글서글한 인상을 갖고 있으나 혁신에 관해서는 '철의 사나이'가 아닐까 싶다.

“지난 1년반은 멋진 스타트를 끊은 한 해라면 앞으로 1년반은 중소기업을 위해 더욱 힘차게 스퍼트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김 이사장의 이런 포부가 실현돼 국내 중소기업도 코딧과 함께 맘껃 뛸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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