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유치와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이 회장의 열정을 다시...

▲정우택 논설위원

[투데이코리아=정우택 논설위원] 성탄절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성탄절 특별사면을 기다린다. 큰 잘못을 했든, 작은 잘못을 했든 예수탄생의 기쁨을 맛보고 싶어 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사면을 기다리고, 어떤 사람은 주변에서 사면을 탄원한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후자에 해당한다. 이 회장을 특별 사면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 경제인들과 스포츠인, 또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이 회장에 대한 사면이 마땅하다는 탄원이 잇따르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경제계의 요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내주 중으로 이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계 전체가 발 벗고 나섰다.

스포츠계도 이 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야구위원회, 한국배구연맹, KBL 등은 청와대와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이 회장이 사면돼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전달했다.

이 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강원도 출신 국회의원 8명은 이귀남 법무부 장관을 만났다. 특별 사면을 건의하기 위해서였다. 김진선 강원지사와 조양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 등도 사면을 강조했다.

특히 강원도 출신 국회의원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한 목소리를 낸 것은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지상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위원인 이 회장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천100억 원을 선고받은 상태다. IOC 활동은 자발적으로 중단했다. 이 회장의 활동을 붙들어 맨 것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사건. 지난 7월 유죄가 확정됐다.

이 회장에 대한 특별 사면 탄원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성탄절이 불과 열흘 조금 더 남았기 때문에 청와대와 법무부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 회장의 잘못을 보아야 할지, 아니면 국가발전과 경제발전이라는 정말 큰 것을 보아야 할지를 결단해야 한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다. 그래서 청와대가 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유치와 경제회복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론이다. 청와대가 고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세종시 수정 문제와 4대강 살리기 사업, 2010년 예산안 처리 등 메가톤급 정치 현안이 쌓여 있는데 자칫 사면이 쟁점화 되면 국정운영에 지장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동계올림픽과 국가경제발전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을 묶어 두기 보다는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현재로서는 아주 시급한 일이다.

이 회장을 사면해 달라는 탄원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은 이 회장의 역할이 그만큼 필요하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법무부 등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이 회장이 이번 성탄절에 사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게 나라를 위한 길이다. 이 회장 개인을 위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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