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황인태 기자] 자본주의의 최대 캐치프라이즈는 최소 투자 최대 이익실현이다. 자본주의 세상에 사는 사람으로 이러한 명제속에서 자유롭다고 보긴 어렵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에겐 이 명제가 뼈속까지 스며들어있는 듯하다. 이러한 국내의 자본주의형 인간 팽배는 단기간 고도 성장에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다. 한강의 기적과 100억달러 수출 달성 등 한국전쟁후 황무지 벌판에서 이룬 성과는 전세계를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그 이후 고도경제성장이라는 성공의 성과물은 한국인 유전자에 녹아들어갔을까? 좋게만 보였던 효율성과 그에 따른 최대 이익실현이라는 성과물은 현 시대에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같다. 모든 일이 효율성에 맞춰져있기 때문이다. 좋은 효율성, 최대 성과물이 달성될 수 있다면 그 외의 가치들은 명함조차 내밀 수 없게 됐다.

"이게 더 나아"라고 말하는 판단에는 어김없이 효율성이라는 성과판단이 들어있다. 일의 추진에 있어서 효율성이 가져다 줄 결과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최근 이러한 판단들은 여러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과정상에 문제는 있지만 그것이 결과를 번복할 만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헌재의 판단이나, 현 정부의 세종시 수정계획 등은 모두가 결과물만을 생각하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더 좋은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서 그외의 가치들이 파괴됐다. 헌재의 결정은 과정의 중요성이 파괴됐다.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면 과정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가치에 손을 들었다. 세종시 수정안은 법치와 믿음이라는 가치를 파괴했다. 당시 국회와 정부가 모두 합의한 법안으로 만든 내용과 10번이 넘는 다짐으로 보여준 국민과의 약속을 쉽사리 저버렸다. 그 모든 것은 효율성 극대화라는 결과물에 달려든 자본주의형 동물들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효율성이 아닌 진실이다. 어릴적 부모님께서 절대 용서하지 않았던 일은 바로 거짓말이었다. 그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하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라는 장사꾼들의 세상에서 거짓말하지 않는 것은 사람과 사람의 유대관계를 튼튼하게 만드는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일이었던 것이다.

이것이 무시되고 거짓이 판친다면 자본주의 사회는 올바르게 운영될 수 가 없다. 서로가 믿지 못하는데 어떠한 일들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인가? 효율성이라는 이름하에 헌신짝처럼 버려진 믿음과 법치의 가치는 실상 효율성보다 몇곱절 중요한 가치였던 것이다.

반드시 경제성장률을 올려야 하는 나라, 반드시 사업 성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나라, 최고의 가치라고 여겨왔던 효율성이라는 이름하에 얼마나 모두가 불행해지고 있는가?

이제는 효율성이라는 슬로건을 버려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조금 돌아가면 어떤가, 조금 바보같은 행동이면 어떤가 그러한 행위가 효율성보다 더욱 소중한 가치인 진실을 찾는 일이라면 더욱 의미있는 행동이다.

모두가 자본주의형 인간으로 효율성을 말할 때 진실의 가치를 돌아보는 사람이 좀 더 늘어난다면 지금보단 행복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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