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이들의 무상급식을 실시하면 얼마나 좋을까?

▲민주당 국회의원 안민석 의원
[투데이코리아] 경기도 무상급식 예산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엔 김문수 도지사도 직접 입을 열었다.

“무료 급식하는데 예산을 쏟아 붓는 건 포퓰리즘”이라고. 담담하게 무상급식에 대한 생각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김 지사의 말에는 가시가 돋쳐 있었다. 김 지사의 발언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고 답답함이 밀려들었다.

김문수 지사와 김상곤 교육감이 손을 잡고 경기도 아이들의 무상급식을 실시하면 얼마나 좋을까?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사이에 깊게 패인 갈등의 골을 다시 확인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경기도의회에서는 김상곤 교육감이 취임한 이후 신청한 추경 예산 심사에서 무상급식과 혁신학교와 관련한 예산이 모두 삭감되고 말았다.

김상곤 교육감으로선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암초에 부딪힌 것도 있지만 야멸차게 몰아붙인 한나라당 출신이 지배하는 도의회와 소통하는 김문수 도지사로부터 섭섭했을 것이다. 또 도의회를 설득해야 할 교육감이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후 경기도에서 교육국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갈등은 더욱 노골화된다.

교육청에 이미 교육국이 설치돼 있고 교육자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면서 경기도교육청은 강하게 반발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성명을 쏟아내면서 서운한 감정을 여실히 드러냈고 급기야 경기도청에 파견한 교육협력담당 공무원을 경기도교육청으로 복귀시켰다.

최근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예산심의 과정에서 경기도의회의 뭇매를 맞고도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의 기세는 꺾이지 않는 듯하다. 전례없는 이러한 갈등과 대립의 중심에 김문수지사와 김상곤교육감이 있다는 것에 이의를 다는 이는 거의 없다.

그런데 도지사와 교육감의 대결을 더 이상 바라보고만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두 분 갈등의 피해는 경기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갈 길 멀고 할 일 많은 경기 교육의 미래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2003년 손학규 지사시절부터 시작됐던 경기도청과 경기도 교육청의 교육협력사업은 전국적인 모범으로 각광을 받았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머리를 맞대 '좋은학교 만들기', '학교도서관 활성화', '과학교육 활성화' 등의 사업을 기획하고 연간 수백억 원의 예산을 각각 부담하는 방식의 교육협력사업은 타 시·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그런데 경기도 교육협력사업은 갈수록 줄어 한때 564억을 교육협력사업에 투자했던 경기도청은 2009년에는 232억으로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교육협력사업이 도지사와 교육감의 갈등으로 내년에는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2009년 세수입이 줄어들자 중앙 정부는 예정된 교육재정교부금을 내려주지 못해 경기도교육청은 4천억원이 넘는 지방채를 발행해서 구멍 난 예산을 메워야 했다.

경기도가 미납한 학교용지매입비 부담금은 1조 2천억 원을 넘어서 그동안 외상을 땅을 사서 학교를 지었던 경기도 교육청은 내년부터 엄청난 재정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경기도 역시 교육국까지 설치하면서 교육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모든 학교와 지방교육청의 사정을 꿰뚫어볼 수 있는 경기도교육청의 행정 협조가 없이는 겉돌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만나야 한다. 만나서 그동안 쌓였던 갈등을 해소하고 감정을 추스르는 것이 필요하다. 둘 분 모두 임기는 고작 반년 정도밖에 안 남았다. 어찌 보면 짧은 기간이지만 경기 교육이 나락으로 떨어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감정을 앞세워 서로를 외면하다보면 결국 피해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으며, 경기 교육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는 날아가 버린다. 차기 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억지웃음을 지으라는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손을 굳게 잡고 남은 임기동안 밀린 숙제를 함께 해결하라는 것이다.

경기도의 두 어른이 풀어야할 경기 교육의 숙제는 너무도 다급하고 과중하다. 보수와 진보를 따질 만큼 한가로운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올해가 가기 전에 누구라도 먼저 손을 내밀어 반목과 갈등을 털어내길 간절하게 바란다. 두 분의 화해는 경기도민들에게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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