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이하 애경)이 제2의 도약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경이 운영하는 국내 제3 정기항공사인 제주항공이 국제선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운항 사업의 하나이자 항공 사업의 꽃인 국제선 취항 움직임은 애경의 성장세에 가속화를 이뤄줄 것으로 본다”며 “지난해 삼성물산 유통사업부 인수 이후 애경이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전했다. 업계에 불고 있는 애경의 태동을 짚어봤다.

현재 국제선 취항을 검토 중인 제주항공은 지난 2005년 3월 애경이 제주시와 공동 출자해 설립한 지역 항공사. 사업 초기 합리적 가격 경쟁력을 표방 저가 항공사로 출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지만, 일부 제한된 국내선 운항 탓에 수익성 확보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번 국제선 취항 움직임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 대한과 아시아나에 이은 제3 항공사로의 당당한 입지 구축과 함께 애경의 환골탈퇴에 가속화를 이뤄줄 전망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미 국제선 취항 검토는 지난해부터 검토 중이었다”며 “기존 항공사들이 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중국과 캄보디아 등 6개국과 항공자유화 협정(오픈스카이)을 체결했다. 이는 곧 신규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 진출에 행정적 걸림돌이 없어진 것.
제주항공은 내년 초부터 국제선 운항을 위해 내부적 조직 개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 한 관계자는 “사내에 TF팀이 구성, 국제선 정기 항로에 대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선 “돈 되는 곳 우선 검토”

한편 제주항공의 첫 국제선 운항 기착지로 검토되는 국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항공자유화 대상국이 아닌 곳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는 상태. 현재 거론되고 있는 국가는 일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오픈스카이 대상국 중 한 곳인 중국의 경우 지금도 얼마든지 취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에 대한 저가경쟁이 심해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

이 관계자는 “필요에 따라서는 전세기를 활용해 부정기 노선을 개설해 취항할 수도 있지만, 기존 대형 항공사들의 물량 공세에 대응 여력이 없다”며 부정적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이미 첫 취항 이후 수익성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던 만큼 그 문제 역시 내부적으로 충분히 검토 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현재 기존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중국 노선에 대한 저가 운항은 출혈 경쟁을 넘어설 정도로 극심한 상태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합의한 산둥 반도와 해남도 지역에 관한 항공 자유화 시작과 함께 이들 두 항공사가 시장 선점을 위해 덤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실제 일부 중국 노선의 경우 왕복 운임료를 10만원대 초반까지 다운(Down)시키며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태다. 결국 제주항공은 오픈 스카이 대상국인 중국보다는 수익성이 보장된 일본을 첫 기착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크 없는 투자 없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일본과 교류가 증가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며 “제주항공의 저가 공략이 일본 시장의 선점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최근 들어 엔화 약세로 일본행이 급증 할 것으로 보고, 일본내 경쟁력 있는 노선 개발을 정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는 제주항공의 이 같은 공격적 사업 확장과 관련, 모 그룹인 애경의 신사업 투자 움직임에도 눈길을 쏟고 있다. 지난해 삼성물산 유통 사업부 인수 뒤 대형 유통 그룹의 면모를 갖춘 애경이 또 다시 올해 백화점과 면세점 쪽에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

올 1월 그룹 총괄 부회장에 오른 채형석 부회장은 “리스크 없는 투자는 없다”며 새로운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역설하며 제2의 도약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제주항공 및 애경의 공격적 행보에 대해 부정적인 시작도 만만치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리한 투자와 시장성 확보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학장 경영에만 몰두하는 애경의 향후 진로에 무리수가 뒤따를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취항 초기부터 안정성 문제 제기로 도마 위에 오른 제주항공의 국제선 취항이 경쟁력 보장을 받을 수 있느냐는 것과 동종업계 그룹사에 비해 뒤떨어지는 지명도를 애경이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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