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이동인원 사상 최고인 3405만명 예상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6일 오후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면서 철도역과 버스터미널 등은 몰려든 귀성객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고속도로는 수도권 톨게이트 주변을 중심으로 정체구간이 점점 늘고 있다.

올해 설 연휴는 주말을 포함해 사흘밖에 되지 않아 귀성길 정체가 예년보다 훨씬 심하고 역귀성 인파도 많아 상하행선 모두 교통난이 우려된다.

건설교통부는 17일 귀성길과 19일 귀경길이 가장 혼잡하고 전국 고속도로 이용차량은 작년 설 연휴보다 4.5% 증가한 1천634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 역ㆍ터미널ㆍ공항 `북적' = 서울 시내 주요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공항 등은 이날 낮부터 귀경을 서두르는 사람들로 붐볐다.

서울역에서는 오후 2시 현재 2천명이 넘는 승객이 나와 승차권을 구입하거나 열차를 기다리느라 대혼잡을 이뤘다.

설인 18일까지 KTX와 무궁화호를 제외한 하행선 전열차의 입석과 좌석 승차권이 매진됐고 무궁화호의 일부 입석표도 오후에 모두 팔릴 것으로 예상돼 상당수 승객은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목격됐다.

서울역 관계자는 "16일 8만2천명을 포함해 연휴기간 모두 30만명이 서울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도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승객들로 북적거렸다. 오후 2시 현재 16일분 예매ㆍ판매율은 부산행 96%, 동대구행 98.6%, 강릉행 79.4%, 대전행 82.7%로 집계됐다.

`하늘 귀성길'도 붐비기는 마찬가지였다. 김포공항에는 고향행 비행기를 타려는 승객들의 긴 행렬이 눈에 띄었다. 16일과 17일 이 공항을 출발해 지방으로 가는 전 노선이 매진됐다.

◇고속도로 오후 정체 예상 = 고속도로는 오전에 비교적 원활했으나 오후에는 귀경 차량이 몰려 심한 정체를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후 2시 현재 경부고속도로는 하행선 달래내고개~안성 47㎞에서, 서해안고속도로는 조남분기점~서평택분기점 37.3㎞에서 더딘 흐름을 보였고 영동고속도로 부곡~동수원 8.8㎞, 신갈~양지 18.4㎞에서도 거북이 운행을 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16일 귀성차량과 퇴근차량, 역귀성 차량 등이 섞여 저녁부터 심한 정체현상을 빚다가 자정이 넘어서야 차량 흐름이 좋아질 것이다. 17일에는 33만4천대의 차량이 서울을 빠져나가 귀성길 정체가 가장 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16~20일 전국 지역간 이동 인원은 3천405만명, 1일 평균 681만명으로 작년 설에 비해 5.7%, 평시보다 83.6%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짧은 연휴…역귀성 증가 = 이번 설연휴가 짧은 탓에 지방에 사는 부모가 서울의 자녀를 찾아오는 `역귀성'이 예년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에 사는 고모(76)씨는 "18일 비행기로 상경해 안산에 있는 차남 가족과 서울의 첫째딸 가족, 쌍둥이 손녀딸이 생긴 넷째아들 가족을 만나볼 계획이다. 밭에서 키운 배추, 귤, 고추 등을 전해주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강화도에서 배편으로 뭍으로 나온 김모(51)씨는 "서울에서 가깝지만 섬에 살기 때문에 자녀를 자주 보기 힘들어 내가 나왔다. 아무래도 직장 때문에 바쁜 자녀보다는 부모가 시간이 많지 않느냐. 명절에 식구가 한자리에 모이면 그만이지 부모가 가든 자녀가 오든 상관 없다"고 활짝 웃었다.

◇ 재래시장ㆍ백화점 `분주' = 서울시내 재래시장과 백화점은 설빔이나 차례상 등을 준비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은 시장바구니를 들고 제수용품과 선물 등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벼 명절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박모(33)씨는 "갈비나 산적 등이 잘 팔린다. 작년보다 손님이 조금 늘어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었고 건어물 가게 주인 정모(54.여)씨는 "제수용 굴비가 잘 나간다. 경기가 좋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그래도 설 대목이라고 손님들이 끊이지 않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서울 명동의 L백화점도 이날 오전 일찍부터 손님들이 몰려 선물을 고르고 명절 음식재료를 사느라 분주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작년 설에 비해 10% 정도 매출이 상승했다. 고기나 생선, 와인, 건강식품 선물세트가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시내 주요 간선도로는 비교적 원활한 소통을 보이고 있지만 백화점과 재래시장이 몰려있는 명동이나 청량리 일대 등 시내 중심가에는 쇼핑객들이 몰려 차량 속도가 시속 10~20㎞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차량정체가 극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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