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 1,500선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번 최고치 돌파를 해외증시가 상승 행진을 벌이는 동안 오르지 못했던 국내 증시의 뒤늦은 `키 맞추기'로 보고 향후 1,500선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상승동력인 미국 등 해외증시가 9개월 가까이 연속해서 올라 상승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은 상승탄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와 인플레이션, 국제유가, 기업실적 등이 향후 증시의 방향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투증권 리서치센타장 김영익 = 증시 사상 최고치 돌파는 △세계경기 회복과 국제유동성 보강에 따른 세계증시의 동반 상승과 △외국인과 연기금 등의 매수 △북핵 6자회담 타결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에 따른 것이다.

2005년 국내증시가 53%의 급등한 후 1년 넘게 지속됐던 장기간의 박스권 상단인 1,460선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한국증시의 장기 상승 추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한편 북핵 6자회담 타결과 함께 한국증시의 재평가 기대를 형성시키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세계증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한국증시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내 증시는 세계경기 호조와 국제유동성 보강으로 상승기조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국내경기와 기업실적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사상 최고치 수준에서 가격 부담이 부각되면서 단기적인 상승 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의 지속적인 지준율 인상과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에 따른 금융긴축으로 국제유동성의 환경이 변화하고 있고, 미국과 국내 기업실적이 1.4분기 중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조정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국내 증시가 고점과 저점을 높이는 장기 상승추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며 상반기 중 일시적인 조정국면을 통해 국내 경기와 기업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추세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센터장 = 코스피지수가 1,490까지 더 올라갈 것 같다. 미국의 금리안정과 국제 유가 안정, 인플레이션 압력 감소 등이 증시 반등의 기폭제가 됐다. 중국, 인도 등 신흥증시의 고평가 논란과 국내 증시의 저평가 인식은 외국인 수급을 개선시켜 사상 최고치 돌파의 배경이 됐다.

외국인은 은행주를 시작으로 철강, 화학 쪽으로 매수범위를 확대했다. 6자 회담 타결과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전망 등도 증시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다.

그러나 지수가 1,500을 넘을 지는 조금 더 봐야 한다. 증시가 그 선까지 상승하려면 기업수익이 뒷받침돼야 하는 데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낙관적이지 못하다. 지금은 유동성 장세로 평가할 수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각해지면 급락 조정이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앞으로 주도주는 금융, 철강, 화학, 조선 등이 맡을 것으로 보이며 정보기술(IT)주는 기술적인 반등을 하며 상승세를 거들 것으로 보인다. 주도주는 계속 사서 보유해도 되지만 기술주는 단기거래로 국한할 필요가 있다.

▲현대증권 서용원 리서치센터장 = 현재 주가상승 요인은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 가장 큰 것은 미국 경제가 확장세가 지속되고 인플레이션 위험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미국의 5.25% 금리 동결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전 세계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

또 작년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비중을 크게 낮춰왔는데 연초 들어서 인도 중국 이머징 마켓의 주가 급등에 따른 위험도가 커짐에 따라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자금 일부를 한국으로 이전한 것이 긍정적 작용했다.

국내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이 10.6배로 싼 편이어서 더 올라가더라도 가격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다. 1,500선까지는 무리 없이 상승할 것으로 본다.

▲우리투자증권 박천웅 리서치본부장 = 투자심리가 조심스러운 가운데 주가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움직임으로 판단된다.

최근 지난 해 많이 올랐던 중국, 인도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데 따른 반작용으로 한국, 일본, 대만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 데다 일부 환매 움직임을 보이던 국내 펀드들의 자금 흐름까지 전고점 돌파를 계기로 호전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긍정적인 증시 흐름이 기대된다.

코스피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함에 따라 1,400선이 지지선으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높고 올 하반기 경기 전망이 낙관적이기 때문에 이를 선반영해 상반기 중 1,500선 부근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올해 전체로는 1,600대에서 주가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 파트장 = 글로벌 증시가 지난해 10월 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비교할 때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국내 증시도 내부적인 부담 요인들을 극복하고 글로벌 증시 랠리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코스피지수의 사상최고치 경신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지난해 6월 이후 별다른 조정 없이 올라왔다는 측면에서 기술적 부담이 있는 데다, 국내 펀드의 환매 가능성과 코스피 사상최고치 경신에 따른 일부 물량 소화 등 단기적인 위험 요인들이 있다.

글로벌 증시의 상승 추세를 꺾을 뚜렷한 악재를 찾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당분간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다. 국내 증시도 1.4분기를 올해 저점으로 글로벌증시와의 갭 메우기 시도를 지속하며 우향상 추세를 이어갈 것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 = 이번 사상 최고치 돌파는 그 동안 자주 언급했듯이 1)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는 글로벌 경제 2)선진증시의 순항과 주가 동조와 구도 강화 3)외국인 매수와 수급의 주도권 확보 4)기존 악재의 주가 선반영 등이 맞물린 합작품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점검해야 할 사항은 세가지다. 첫째 전기전자와 자동차 업종의 역할과 둘째 주식형펀드의 환매 진정 여부, 셋째 주가의 2차 재평가 가능성 등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오늘 사상 최고치 경신은 연간 기록 경신의 출발로 해석 가능하다. 신흥시장 내에서 한 동안 움츠러들었던 우리 시장이 다시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목표는 1,500선 돌파가 될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 = 일단 해외쪽 요인이 좋다는 것이 사상 최고치 돌파의 원동력인 것 같다. 경기도 그렇고 주가도 그렇다. 미국 경기가 그리 나쁘지 않고, 일본.유럽은 생각보다 좋다. 중국.인도 역시 아직은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증시가 같이 올라가는 구도가 이어져 왔는데 한국은 올 들어 80여개국 증시 가운데 상승률이 70위권에 머물 정도로 거의 꼴찌 수준이었다. 그 동안 못 올랐던 한국 증시가 세계 증시 흐름을 따라 가야할 길을 가는 걸로 본다.

짧게는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이 빠져 나가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사준 것이 수급측면에서 도움이 됐다.

외국인 수급의 힘으로 은행주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며칠간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등 IT 관련 기업들이 힘을 더하고 있다.

맞들면 낫다는 말이 실감나는 부분이다. 환율이나, 제품 단가 하락 추세가 진정되고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주가에 후행하는 주식형펀드 자금은 과거 라운드넘버를 넘은 이후 급속하게 유입되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해외펀드 열풍이 지속되는 등의 상황을 감안하면 투신권 수급 상황은 금세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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