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재계에 일명 '부자의 난'으로 불리는 동아제약 사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부자간 경영권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말 강신호 회장(이하 강회장)의 차남 강문석 현 수석무역 대표(이하 강대표)가 중심이 돼 제안한 이사 선임 등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의한 상태다.

현재 주주제안 거부 배경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지만, 강대표의 경영능력에 의문을 제기한 이사회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질 뿐이다. 물론 강신호 회장의 의지 역시 포함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강 대표의 '주주제안'은 부실 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임 경영자가 중심이 된 요구사항에 불과하다”며 “제안서에 추천된 이사 후보자들 역시 적격성에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강 대표가 주축이 돼 제안한 '주주제안'은 동아제약 다수의 주주권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어 이사회가 공식적으로 거부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강 대표가 요구한 주주제안이 정기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채택되지 않음에 따라 3월 16일로 예정된 다음 주총에서 '강 회장 부자간의 표 대결'은 사실상 무산됐다.

결국 강대표의 동아제약 대표이사 복귀 역시 무위로 돌라갈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일단 재계는 이번 동아제약 이사회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최근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를 앞두고 화해기미를 보였던 강 회장 부자의 경영권 갈등이 이번 사태로 인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이사회 결정에 강 대표 측은 “이번 (이사회)결정은 적법한 주주제안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거부한 초유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내달 주총 때까지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다각적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며 향후 대응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
책을 준비 중 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강 대표측은 동아제약을 상대로 의안상정 가처분신청 등 법적인 대응도 검토 중이어서 자칫 부자간 법정 공방전이 재차 불거질 전망이다.

한편 지난 2003년 1월부터 2년간 동아제약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강 대표는 동아제약의 경영 방침을 둘러싸고 아버지인 강회장과 갈등을 빚어오다 지난 2004년 말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났었다. 이후 지난 2005년 3월에는 이사직에서도 물러나 재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일명 '부자의 난'을 촉발시킨 장본인 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 동아제약은 일부 언론에 “부실 경영에 따른 심각한 손실로 주주와 임직원들에게 가장 큰 책임을 느껴야 할 당사자가 회사 경영을 요구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차남인 강 대표에 대한 불신을 털어내지 않은 강회장의 발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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