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제거 불구 유가상승등으로 불안감 여전

미국의 금리 결정 이벤트가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증시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국내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커졌다.

특히 앞으로 증시는 경기 흐름에 주목하며 방향성을 찾아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 금리 인상 사이클이 완전히 완료되지 않고 언제든지 재개될 여지가 있는데다 경기 둔화 우려 및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어 이번 결정 자체가 증시에 강세론을 불어넣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일각에서 제기된 금리 동결 지속 및 인하 기대,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 등을 감안할 때 낙관적인 전망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 美 금리인상 2년여 만에 중단.."이후 금리인상 재개 가능" =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FOMC 회의에서 연방기금 금리 수준을 5.25%로 동결해 2년여 만에 금리 인상 기조를 중단했으나 인플레이션 우려((the Committee judges that some inflation risks remain)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는 언제든 추가 금리인상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CJ투자증권은 "이번 금리인상 중단 결정은 2004년 6월 이후부터 시작된 인상 사이클의 완전한 종료가 아닌 일시 정지로 봐야 한다"며 "경기 하강 리스크에도 물가 위험이 남아 있어 9월 FOMC에서 금리인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및 2.4분기 노동생산성 지표 악화 등으로 3.4분기 중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되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키움증권은 그러나 "FRB가 8월 이후 정책금리를 동결해 올해 말에는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될 것"이라며, 그 이유로 ▲ 지난 6월 신규주택 판매 가격이 2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미국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진입했으며, ▲ 주택가격 조정이 본격화되면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과거 경험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경기전망도 급속도로 나빠질 전망인데다 ▲ 경제 전반의 총수요 위축과 부동산가격의 조정은 결국 물가안정 가능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 금리인상 중단효과 단기론 중립적, 장기론 낙관..공은 '경기'로 = 전문가들은 시장 예상과 부합하는 통화정책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과 이번 미 금리 인상 중단으로 외국인 매도 등으로 인한 유동성 위축 우려는 더 이상 증시에서 위력을 과시하지 못할 전망이라는 점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이번 FOMC의 금리 인상 중단의 효과는 중립적이라는 판단이 우세하다. 이미 금리 인상 중단 기대감은 이미 오랜 기간 국내외 증시에 반영돼왔기 때문에 추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FOMC회의 결과 발표 이후 미국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해 이후 시장 전망을 섣불리 공격적으로 내놓기 힘들고, 외국인투자자들도 매수세로 급선회하기 보다는 매도압력을 완화시키는 정도로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오주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그간 코스피지수가 안도랠리를 거치며 1,300선을 회복하면서 금리 인상 중단 기대감을 선반영했고 이번 금리인상 중단 결정의 이면에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잠재돼 있어 8월 미 금리 결정 효과는 중립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경기가 가파르게 하강하지 않은 채 조정의 형태를 이어간다면 증시는 긍정적인 힘을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증시의 초점이 경기둔화와 관련된 리스크로 이동할 것이라며 증시는 경기지표, 장기적 흐름, 외국인 동향 등에 주목하며 경기 논쟁 흐름에 따라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앞으로는 경기 조정의 형태가 주가의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며 "경기가 미국이나 국내 모두 연착륙, 내지는 일시적 조정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 8월 이후 증시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80년대 초반 미국의 증시가 경기 연착륙을 확인하면서 장기 상승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도 장기적인 흐름상 1,300선을 토대로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따라서 오히려 경기 지표 악화로 인해 증시가 약세를 보일 때 시장 진입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도 "세계경제가 2007년까지 4%대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경기는 조정을 거치더라도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식시장도 다시 추세적 상승세로 복귀할 수 있는 만큼 8~9월은 4.4분기 이후를 겨냥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는 미 연준이 금리동결 지속 방침을 확언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는 악화될 수 있으나 연말을 전후로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것으로 기대돼 시장도 추세적인 상승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상현 CJ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금융시장은 경기 위험 및 물가 위험이라는 이중고를 안고 가야할 상황에 직면했다"며 "경기둔화 리스크가 커지고 있으나 불확실한 물가상승 압력으로 인해 향후 미국이 선제적 성격이 아닌 후행적 성격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점은 경제 및 금융시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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