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 탈피하는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사장'

'자연의 모든 것'이라는 이름의 야채가게에는 총각들로 우글우글하다. 하루에 1000 여 명의 손님이 오는데 대부분 어머니들이다. 가게 총각들이 동네 어머니들로부터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총각네 야채가게'<사진>의 주인인 이영석 사장을 바라보는 주변인 시선은 어떤지 알아본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30년 넘게 거주해 작년 공직자 생활을 퇴직한 손씨(男.60)는 이 사장에 대해 칭찬을 줄줄이 늘어놨다. “트럭 행상을 이곳에서 시작했는데 주위의 시기로 경찰서 등 이곳저곳에 끌려 다녀도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면서 “이 사장은 성품이 좋고, 인사도 잘 한다. 사람이 성실하고 착해서 성공한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업 수단이 남다르다며 뭔가 다른 뛰어난 재주를 타고났다는 주변인들의 말처럼 과연 이 사장만의 사업 능력이나 경영 마인드가 있을까. 초창기에는 이 사장이 직원들에게 사업수단을 전파했지만 지금은 MD가 와서 한 달에 한 번 3시간 교육을 통해 노하우를 전수한다고 한다.

'자연의 모든 것'이란 가게의 홍보담당 임천일 대리는 이영석 사장의 경영마인드에 대해 매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임 대리는 펀(fun)경영과 품질경영, 각종 이벤트와 '어머니' 호칭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즐거움과 따뜻함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임 대리는 모든 직원이 사장님의 호칭을 '형'이라 칭한다고 했다. 이 사장이 과거 행상을 할 때의 방법이나 관리, 습관에 대해 말해주고, 직원들에게 오늘은 어떤 방법으로 팔아봐라 라고 지시를 내린다. 그러면 직원들 모두 일심동체가 되어 이 사장이 전한대로 팔면 그날 매상은 급상승 한다고 한다.

그만큼 이 사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 전했다. 직원들이 많은 곳에는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한데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역시 팀워크다.

'총각네 야채가게' 타이틀이 왜 '총각네' 일까. 모든 직원들이 총각이어서? 전 직원 250명 중 80~90%가 총각들로 차지한다. 하지만 곳곳에 여자들도 눈에 띈다. 여직원들은 사무를 보거나 관리하는 게 주 업무다. 새벽에 물건을 떼고, 파는 일이 많아 매장에 투입되는 직원은 대부분 남자들로 구성되어있다.

그러면 나머지 10~20%에 해당하는 직원은 총각일까 유부남일까. 대부분 사람들이 '총각네 야채가게'에는 총각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총각네' 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생각한다. 이러다보니 직원이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혼인신고를 보류한다는 소문마저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임 대리는 결혼을 하면 혼인신고를 하는 게 당연하다며 혼인신고 보류소문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회사 내 결혼하는 직원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축하와 격려를 함으로써 기쁨을 함께 나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총각네라는 타이틀이 총각으로 구성되어 지어진 이름이 아니라 총각이라는 이미지로서 어머니들한테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어머니들이 가게에서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 보다 “총각”이라고 부르는게 더 정겹게 느껴지고, 야채와 채소, 과일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어 시골총각의 이미지로 어머니들이 대하기 편하게 지어진 이름이라고 말했다.

총각네 야채가게는 수시로 각종 이벤트를 전개, 어머니들을 기쁘게 해 어머니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년 11월 16일 수능 시험 때는 고객 자녀들의 만점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광복절, 만우절 등 특별한 날을 맞이해 다른 야채가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벤트를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날 총각들이 잠시나마 어머니들의 연인이 되어 사랑과 정성을 보여준다. 기념일 행사를 통해 장을 보러 나오는 어머니들은 시장 보러 나오는 것도 쇼핑하러 나가는 것 만큼 기분좋은 나들이가 될 수 있다.
또 '총각'은 곧잘 배짱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가게를 찾는 어머니들한테 “어머니, 오늘 화사해 보입니다”라고 건네는 총각의 뱃심 좋은 한 마디. 이런 것들이 신선한 이미지의 '총각'이란 타이틀로 부여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웨딩마치를 올린 이 사장의 혼인신고여부에 관한 설은 헛소문이라는 것이 확실해지면서 '총각네 야채가게'의 총각 직원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풀려버린 것이다.

임 대리는 “'총각네 야채가게'를 오는 2012년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것” 이라며 “향후에는 요식업분야에도 진출할 것” 이라는 야심찬 계획도 밝혔다. 그는 또 “차후 모든 직원들에게 직영점을 내주는 게 회사의 바람“ 이라고 말했다.

'총각네 야채가게'는 작년 대비 350억 매출을 목표로 전 직원이 똘똘 뭉쳐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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