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공사현장 사망 근로자 40여명 달해

지난 해 10월 6일 오전 경기도 이천의 GS홈쇼핑 물류센타 신축공사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 작업 중이던 노동자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는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04년 3명이 죽고 20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던 LG백화점 붕괴사고에 이어 1년 만에 또 다시 발생한 사건이어서 ‘안전 불감증’에 경종을 일으킨 사건이었다.

민주노총의 자료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2003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40명의 노동자가 GS공사 현장에서 죽어나갔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 건설현장의 사망자 수는 연간 800명에 육박하고 하루에 2명 꼴이다. 이는 일본의 3배, 미국의 6배, 영국의 11배에 해당한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양대노총과 건설노동자들은 사고 발생의 가장 근본이 되는 불법적인 다단계하도급을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고 판단, 법적으로 보장되는 노동자 참여권을 요구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이를 무시했던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다.

현재, 공사금액이 120억을 넘는 건설공사에는 노사 동수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하도록 되어있고, 모든 건설현장에는 안전보건 협의체를 구성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사업주들은 행정적인 번거로움과 작업 능률의 이유를 들어 거의 유명무실하게 적용되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GS건설을 비롯한 거대 건설사에서 솔선수범해서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며 “사고 발생 후 수습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현실적인 지원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파주 LCD 현장 산재 사망사고 전말

지난 5월 6일 GS건설 파주 LCD 공장 P8프로젝트 현장에서 레미콘차 브레이크 파열로 추정되는 산재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58세 이모씨. 레미콘차 운전자로 공사현장에 있는 내리막 경사에서 기둥을 들이 받고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사망했다.
당시 이모씨가 몰던 차량은 GS건설이 하청을 준 레미콘 회사의 지입차량으로 무보험 차량이었다.

이에 유가족은 “GS건설에서 하청을 받은 업체이기 때문에 GS측의 책임이 있다”며 “최소한의 보상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GS건설 측은 “지입차에다 무보험 차량이며, 사망 사고 관련해서는 하청업체의 책임”이라며 “관계를 보더라도 하청업체와 보상 부분을 논해야하며, GS건설은 유족측의 보상 책임주장에 전혀 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망사고는 엄연히 운전자 과실이며 브레이크 파열로 추정되는 부분 역시 사고 당사자 측의 차량 관리 소홀에 있다”고 덧붙였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산재사망에서 특히 특수고용직에 대한 산재 적용은 이미 입법을 추진 중에 있다”며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제출되어 있으며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도 논의 중”이라 밝혔다.

◇ GS건설, ‘노동자사망 최악의 기업상’ 수여

지난 4월, 양대노총과 노동관련 단체들은 지난해 산업현장에서 가장 많은 산재사망자가 발생한 사업장 7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GS건설이 1위이고 현대중공업, 시온글러브,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두산중공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단체들은 “대다수의 산재사망은 거의 기업의 태만과 무책임으로 인한 인재”라고 강조하고, “이번 조치로 기업의 산재사망에 대한 책임 의식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선정 취지를 밝혔다.

그리고 ‘최악의 기업’으로 선정된 GS건설 본사 앞으로 이동하여 ‘최악의 기업’ 증서 전달식을 갖고,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의무 망각한 채 산업재해에 노동자를 방치한 GS건설을 강력히 규탄함과 동시에 산재사망에 대한 책임 의식을 지닐 것을 촉구했다.

한편 GS 건설 측은 “지난 해 발생한 경기도 이천의 GS홈쇼핑 물류센타 신축공사현장에서 산재 사고와 관련된 관계기관으로부터 확정된 처분을 받은 바 없다”며 “과거 사고를 반성하며 향후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 관련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이종엽 기자 lee@dig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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