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잡는 아마추어'에서 '새내기 프로'로 변신한 김경태(22)가 인상적인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김경태는 1일(한국시간) 태국 푸껫의 블루캐니언골프장 캐니언코스(파72.7천179야드)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조니워커클래식 1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5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7언더파 65타를 몰아친 브래드 케네디(호주.65타)에 6타나 뒤진 공동42위에 머물렀지만 정상급 선수들도 오버파 스코어를 낸 가운데 신인이 프로 데뷔전 첫날 거둔 성적으로는 수준급이라는 평가.

특히 김경태는 11번째 홀까지 6개의 버디를 쓸어담으며 한때 순위표 2위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10번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경태는 10번, 11번홀(파5)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기세를 올렸고 4번홀(파4)과 15번홀(파5) 버디에 이어 18번홀(파4)에서도 정교한 어프로치샷으로 1타를 더 줄였다.

두번째샷이 벙커에 빠져 파를 지키지 못한 16번홀(파4) 빼고는 11번째 홀까지 매홀 버디 찬스를 맞을 만큼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1번홀(파4) 버디까지 6개의 버디를 모두 4m 안팎의 거리에서 뽑아내는 등 아이언샷 감각이 더없이 좋았던 김경태가 흔들린 것은 3번홀(파4)에서 3퍼트로 1타를 잃으면서부터였다.

티샷이 러프에 떨어진 탓에 두번째샷이 홀과 무려 15m 거리에 떨어졌고 첫번째 퍼트가 턱없이 짧아 부담스러운 3m 파퍼트를 해야 했던 김경태는 이후 그린을 놓친 4번(파4), 6번(파5), 7번홀(파3)에서 모조리 파세이브에 실패, 벌어놨던 타수를 까먹고 말았다.

5번 우드로 두번째샷으로 그린을 공략하려던 6번홀에서 탄도가 생각보다 낮게 날아가 충분히 넘길 수 있었던 페어웨이 중앙의 나무에 걸린 것은 맥이 풀린 대목이었다.

김경태는 "목표로 삼았던 1언더파를 쳐서 만족한다"면서도 후반에 잃은 타수가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전반에 너무 플레이가 잘 풀려 후반에 욕심을 부린 것이 화근"이라면서 "보기 다음 홀에서 버디로 만회하겠다는 생각이 잘못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새 클럽 적응에 나선 양용은(35.테일러메이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3개에 곁들이며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89위에 그친 양용은은 "경기를 잘 풀어나가다 18번홀 더블보기가 나오면서 흐름을 망쳤다"고 말했다.

10번홀에서 경기에 나선 양용은은 11번(파4), 12번홀(파4) 버디로 신바람을 냈지만 18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칠 때 8번 아이언을 잡았다가 그린을 훌쩍 넘어가면서 2타를 잃어버렸다.

"짧은 파4홀이라 가장 좋아하는 거리인 130∼140야드를 남기기 위해 유틸리티 우드로 티샷을 때렸다"면서 "9번 아이언을 치면 짧게 떨어질 것 같아 8번 아이언을 고른 것이 큰 실수였다"고 분석했다.

작년 매경오픈 챔피언 석종율(39.캘러웨이)과 호주교포 박운호는 나란히 2언더파 70타를 때려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인 공동27위에 올랐다.

올해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진 유럽프로골프투어 대회에 3차례 출전한 석종율은 인도네시아오픈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편 양용은과 함께 경기를 치른 어니 엘스(남아공)도 1오버파 73타로 기대에 못미쳤지만 양용은에게 작년에 2차례 우승을 내준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10위에 올랐다.

마이크 위어(캐나다), 그래미 스톰(잉글랜드) 등이 공동2위(6언더파 66타)로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아시아투어에서 주로 뛰고 있지만 아직 우승이 없는 케네디는 8개의 버디를 뽑아내며 깜짝 선두에 나서 '무명 돌풍'을 예고했다.

김경태와 함께 스폰서 특별 초청을 받은 일본프로골프 1인자 가타야마 신고(일본)는 경기 직전 고열을 이유로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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