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 부동산 윤부영 소장 “언제나 내일 다시 뛰겠다.”

[투데이코리아=김무근기자]사람이 한 평생 성공의 축배만을 들며 살순 없다. 2일 부산 민락동 '중문 부동산' 사무실에서 만난 윤부영 소장(46)은 실패의 쓴 잔을 더 많이 마셨단다.


“89년도에 대학을 졸업하고 IMF와 재작년 금융위기를 온몸으로 다 맞고 이제 40대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한국외대 법학과를 나온 윤소장은 경기가 비교적 좋았던 89년 대학을 졸업하고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사실은 보험회사에 다니고 싶었으나 순탄치 않았다고 말했다. 한화 리조트에서 3년을 일하고 92년 적성에 대한 고민과 고향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에 부산으로 내려왔다.


부산에서의 생활은 복잡다단했다. 부산에 내려온 이후 역마살이 끼었는지 계속 회사를 옮겨 다녔다. 방황과 고심 끝에 윤소장은 부동산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2002년 자격증을 취득하고 그 해 중개보조원으로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사실 공인중개사 시험에서 1문제 차이로 낙방했다. 하지만 윤소장이 틀렸던 2차 시험 답안중 하나에 문제가 생겨 법적 소송 끝에 모든 응시자가 정답 처리됐다. 극적으로 부동산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손에 얻었다. 운이 좋았다.


“그때는 정말 이게 인연이다 싶었죠.”


이후 중개보조원으로 같이 일하던 동료 2명과 2006년 공동명의로 부동산 사업을 시작했다. 부산 해운대 중동역 근처에 사무실을 얻어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그 또한 만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속 중개 계약이 도입되지 않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2등은 소용이 없습니다. 정직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만 때론 꼼수를 부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직하게 회사를 운영했지만 지리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악순환이 반복되며 2년 만에 문을 닫았다.


시련의 계절이 다시 찾아왔다. 하지만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윤소장은 가족이 있기에 대한민국 아버지들은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족하지만 제 곁을 지켜주는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절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윤부영 소장은 올해 1월 수영구 민락동에 '중문 부동산'이라는 이름을 내 걸고 다시 사무실을 열었다.

IMF와 금융위기 이후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양산됐다. 그들은 특별한 기술이나 재능을 가지고 있는 특출한 사람들이 아니다. 때론 실패하고 좌절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우리의 가장들이다. 윤소장에게서 대한민국 모든 아버지들이 밝게 웃는 내일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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