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연 대표 김형주 열린우리당 의원 인터뷰

지난 1월 14일 '사수파가 떠나는 상황'이 올수도 있다며 탈당을 시사했던 김형주 의원. 김 의원은 참정연의 '기간당원제 포기' 선언과 함께 조용히 자신의 뜻을 접었다.

“전당대회 한다고 해도 대의원은 부르지 말자는 말도 나왔다. 말이 통할 것 같은 의원들조차 그렇게 보는데 대해 크게 실망했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김 의원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술회했다.

김 의원은 다시 '대통합 신당'이 우리당의 모습과 똑같다면 '탈당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는 대표적인 친노그룹인 참정연(참여정치실천연대)의 대표이다. 참정연은 기본적으로 민주당과의 통합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해왔다. 그는 최근 우리당의 주류 여론으로 자리 잡은 민주당과의 '선통합'에 대해 “우리당의 재집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대통합의 시점에서 참정연은 지금 '발전적 해체'를 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참정연이 후보내면 그 후보는 떨어진다. 그것이 현실이다”며 “조직 노선을 점검해야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당개혁의 임무를 완수(?)한 지금 그들의 앞에는 '양극화 해소와 복지'라는 국민들의 새로운 요구가 있다. 정치적으로는 외연확대와 대선후보 구체화 같은 쉽지 않은 과제도 있다.

대선의 해, 참정연의 역할은 끝나지 않았다.

다음은 김형주 의원과의 일문일답 내용.

-전당대회 이전 참정연은 기간당원제를 포기하면서 대통합에 힘을 실었다. 전대 이후 참정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참정연이 내세웠던 기간당원제는 2002년 시대정신의 발로고, 결과였다. 부패정치 보수정치를 개혁하는 것이 국민의 여망이었고, 그것에 힘입어 만들어 진 조직이 바로 열린우리당이다. 그동안 참정연은 정치개혁과 정당개혁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국민들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신자유주의, 양극화 이 모든 것들에 국민들은 해답을 주길 바란다. 정치집단으로서 2007년에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비전을 창출해 내야 한다. 특히 교육 복지와 관련한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참정연은 문태룡 전략기획위원장을 중심으로 티에프(TF)팀을 만들어 이미 네 차례 회의를 가졌다. 4월 총회를 거쳐 새로운 로드맵을 확정할 예정이다. 4월 중순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회원들의 의견을 종합할 것이다.

-1월에 중순에 탈당을 시사했다가 뜻을 접은 적이 있다. 이유가 뭔가? 그리고 탈당 가능성은 아직 유효한 것인가?
▲전당대회 한 달 전 우리당 의원들 대부분은 전당대회가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전당대회 한다고 해도 대의원은 부르지 말자는 말도 나왔다. 말이 통할 것 같은 의원들조차 그렇게 보는데 대해 크게 실망했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후 많은 의원들이 탈당했다. 대통령도 너무 짧게 분화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해서 일단 뜻을 접었다. 그러나 한 번의 고비가 남았다. 대통합 신당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그 꼴이 지금 우리당의 모습보다 현격히 후퇴한 것이라면 탈당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탈당 이후에도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시각이 많다.
▲대통령은 앞으로도 행정적 중립을 지키면서 폭넓게 범여권을 위해 정치상황에 유리한 발언을 할 것이다. 과거에는 대통령이 당의 총재로서 재집권 위해 국세청, 검찰 등을 동원해 공작정치를 했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일부러 국정원 보고를 듣지 않을 정도로 정치적 중립을 지켜왔다. 사인으로서 정치 철학과 관련한 정치 코멘트는 할 수 있다고 본다. 유시민 장관의 당적문제도 마찬가지다. 당에서 오히려 정리를 해줬으면 좋겠다. 당은 알아서 하라면서 내심 (당적을) 정리해주길 바란다.

-문희상 의원은 민주당과의 '선통합론'을 내세웠다. 민주당과의 통합에는 찬성하나?

▲열린우리당은 그동안 정치개혁과 정당개혁을 주장해왔고 그 흐름 속에 잔존하는 10만 당원이 있다. 국민들은 우리당과 민주당과의 통합을 지역당, 호남당으로의 회귀라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당의 재집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대통합 노선 안에 민주당이 포함되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이번 대선에서도 지역주의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당은 그러한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대선에서는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이라는 서부벨트에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하는데 실제적으로 그렇지 않다. 개혁적 성향의 탈지지층과 시민사회의 동력이 있다고 보는데 이들과 결합해야 한다. 민주당과의 선통합은 이들과의 결합을 포기하는 것이다. 민주당의 경우 분명한 실체는 있지만 이들과 통합하면 정당 문화는 명백히 후퇴할 것이다. 그것을 뛰어넘는 것이 바로 후보다.

-그러나 선통합론이 현재 당내 대세다. 이를 막을 자신이 있는 것인가?
▲세력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국민의 눈은 따갑다. 민주당과의 통합은 명분이 없다. 실제로 그런 조건이 형성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우리당보다 민주당의 상황이 더 어렵다. 민주당은 원외위원장들이 민주당 국회의원보다 더 강경하다. 당내 지분이 작은 원내의원들로서는 개별적 탈당을 통해 합당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대통합을 하게 되면 기왕에 탈당한 의원들과 다시 합칠 수 있다고 보는가?
▲들판에서 배회하다가 개별적으로 만날 수는 있다. 그분들이 대표하는 후보들이 있을 텐데,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합당하는 일은 어려울 것이다. 현재 탈당한 사람들은 조기개헌론에 반대한다. 그래서 우리당과 틈이 더 벌어지고 있다.

-참정연이 해체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조직적 전환의 과정 속에는 해체도 포함된다. 국민들은 정치개혁 정당개혁 과제가 노 정권 들어 어느 정도 완성됐다고 본다. 참정연이 국민들의 새로운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면 자연히 고사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이것이 '소극적 해체'다.
'적극적 해체'는 대선조직을 만들기 위한 분화과정을 포함한다. 참정연은 대표가 해산한다고 해서 해산되는 조직이 아니다. 3,4월 총회 과정에 어떤 의미의 해체의 길로 갈 것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다. 참정연이 과거의 길로 가는 것에는 반대한다.

-참정연 내부 분위기는 어떠한가?
▲대체로 내 생각에 수긍하는 분위기다. 원내와 원외의 역할을 나누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참정연은 원내조직으로서 대선 오픈프라이머리 서포터즈로 활동하면 된다. 큰 틀에서 변화하는 것은 분명하다.

-대통합에 그다지 열정이 없어 보인다.
▲대통합에 열정이 없다.(웃음) 현재 열린우리당이 더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민주노동당과 같은 정당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도개혁진보를 지향하며 우리의 색깔을 선명하게 하길 원한다. 현재 우리당은 과도기적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다소 맘에 안 들어도 대통령과 우리 모두 마음으로써 함께하는 중간적 단계로 갈 수 밖에 없다.

-시민세력과 연대할 수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인지 말할 수 있나?
▲구체적인 대상은 없다. 시민사회 단체가 아직 정치에 개입할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면서도 정치에 몸담을 수 있는 새로운 그릇, 광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후보, 캐치프레이즈 모든 것이 가능하다. 대선 전략이라는 것은 어떤 조직이냐 보다 어떤 공략과 후보를 만들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최근 탈당 그룹이 정운찬 전 총장 등 여권의 제3후보와 접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들 간의 연대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이들은 5, 6월 판세 보고 연대할 것으로 보인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2007년 좌우할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이외에 범여권 후보들이다. 현재 노무현 대통령은 명확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더 이상 우리당을 탈당한 사람들에게 무게를 두지 않을 것이다. 탈당그룹이 누구누구와 접촉 했다는 것은 신뢰하기 어렵다.

-2007 대선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이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는가?
▲김대중 대통령도 민주당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 결단을 할 것이라고 본다. 노 대통령은 탈당을 했지만 누구에게 이롭거나 불리한 액션 정도는 취할 수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심하게 견제하는 것 아닌가.
정동영 전 의장이 동교동계와 악연을 풀었다고 하는데 믿지 않는다. 권노갑 민주당 전 고문과 앙금을 푼다고 하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전보다 관계가 더 나빠졌음을 의미한다. 정 전 의장은 설 전후로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떨어졌다. 여전히 호남의 네트워크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김 전 대통령의 역할론이 가능한 것이다.

-유시민 장관이 당적을 정리할 것으로 보는가?
▲개인적으로 유 장관은 장관직 요구하기보다 당적을 유지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

-유 장관이 대선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보는가?
▲대선에 대한 관심은 30~40%, 절반 이하로 본다. 그럼에도 스스로 대선에 뛰어들 가능성은 지지자들의 요구가 있다는 것을 전재로 51% 정도일 것이다. 원래 유 장관은 참여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정치 뛰어든 사람이다. 참여정부와 정치적 생명을 같이하고 끝내려던 사람이다. 경우에 따라 정치 인생을 여기서 끝낼 가능성도 있다.

-2주전 유 장관과 참정연 의원들이 제주도 워크숍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나?
▲놀러 갔다.(웃음) 유 장관과 유기홍 의원이 낚시광이다. 유 장관의 처가가 제주도라 일정을 그리로 잡은 것뿐이다. 전당대회 기간에 너무 많이 질렸기 때문에 골치 아픈 얘기하지 말고, 놀러가자고 했다. 실제로 많이 놀았다. 물론 공항으로 오는 미니버스 안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대충 참정연의 진로에 대해서 논의했다. 유 장관도 참정연이 변화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참정연도 나름대로 대선후보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참정연이 후보내면 그 후보는 떨어진다. 그것이 현실이다. 조직 노선을 점검해야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친노그룹에서 낸 후보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한명숙 총리가 참정연 후보가 된다면 그분께 패 끼치는 일이다. 그러나 참정연이 대선후보와 관련해 일정한 역할은 할 수 있다. 아주 강력한 3천명의 지지자가 뭉쳐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갖고 있는 잠재력은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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