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과 박근혜는 정말 한 배를 탈수 없는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본인들은 “절대 경선에 승복을 하겠다”고 하지만 경선전부터 시기나 방법을 놓고 예사롭지 않은 네거티브정쟁을 벌이고 있다.

때문에 한나라당에선 '3월 위기설'이란 말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3월중에 이명박, 박근혜 두 유력 대선 주자가 갈라설 것이란 게 이 위기설의 요체다. 한나라당 대선 승리를 염원하는 이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얘기일 것이다.

한나라당 의원들 마저 “두 주자 간의 싸움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 같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요즘 한나라당은 이날 짙은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 간 싸움의 양상이 그만큼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두 주자 간의 경쟁은 이제 '상대편을 죽여야 내가 산다'는 식의 생존 게임으로 바뀌었다.

'후보 검증론'이 처음 제기될 때만 해도, '윈(win)·윈'이란 논리를 내세웠다. 당내 후보 경선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쳐야 본선이 시작됐을 때 상대 당에서 공격을 해도 버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야 2002년 대선 때 현여권의 네거티브(음해·비방 폭로전)에 당했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3월에 당을 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당을 나갈 명분도 뚜렷하지 않고 당을 나가는 순간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떤 이유에건 당을 뛰쳐나가는 순간 '아웃'되는 운명이 될 수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 '57조 2(당내경선의 실시)' 조항을 보면 '정당이 당내 경선을 실시하는 경우 경선후보자로서 해당 정당의 후보자로 선출죄지 아니한 자는 당내 선거의 같은 선거구에서는 후보자로 등록될 수 없다'고 돼 있다.

쉽게 설명하면 한나라당 내부 경선에 후보로 등록해 경선에 참여할 경우 승리하지 못한다면 대선에 출마할 길이 봉쇄되는 것이다.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등록되는 순간 경선승리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운명의 순간이 예정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은 당초 4월 10~11일 후보 등록을 받고 선거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대선 판도는 한나라당 절대 우세다. 최근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나온 한나라당 세 후보(이명박 47.9%, 박근혜 20%, 손학규 5%)의 지지율을 합치면 72.9%에 이른다. 여권(輿圈)에는 3%를 넘는 후보도 없다.

한나라당 주변에 나돌고 있는 3월 위기설, '이명박·박근혜' 독자 출마설 등은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나온 말들이다. 일종의 여권에서 나오는 '한나라당 분열 시나리오'인 셈이다. 현명한 판단은 두 대권 예비주자가 알아서 할 일이지만 1987년 이후 대한민국 대선에선 통합을 꾀한 측이 이겼고, 분열한 쪽은 필패(必敗)했다는 점은 꼭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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