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다수, 관리·감독의 부재가 만든 산사태

▲ 집중호우로 무너진 태양광 시설. 사진제공=KBS 보도 캡쳐
▲ 집중호우로 무너진 태양광 시설. 사진제공=KBS 보도 캡쳐
투데이코리아=한지은 기자 | 최근 길어진 장마로 인해 산사태가 다수 발생하며 산을 기반으로 한 태양광, 골프장 등의 시설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단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 장마로 인해 가평 펜션 매몰 사고, 용인 골프장 장비실 매몰 사고, 다수의 태양광 발전시설 토사 유실 사고 등이 발생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산사태로 대형 사고가 벌어진 경기도 펜션, 평택 공장부지, 안성 양계장 등은 ‘산사태 취약지역 관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교수는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에서 “(가평 펜션 사고 현장에 왔다) 이곳은 산자락을 잘라서 거기다 평지를 만들어 펜션을 지었다”며 “(원래) 지표면은 경사가 20도로 완만하게 돼 있다. 근데 이게 45도로 가파르게 깎였다. 가파르게 깎기 전에는 전부 땅속에 묻혀 있으니 안 무너진다”고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옹벽 또한 설계는 했지만 무너져버렸다. 설계나 시공할 때 제대로 되는가를 관리·감독을 해 줘야 되는데 몰랐다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서 이 전 교수는 산사태 취약 시설에 대해 현재 전국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곳이 많고 대표 컨트롤타워가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진행자가 “언론보도에 따르면 가평 산사태에 대해 가평군과 또 소방당국 또 산림청 모두 ‘자기들 안전점검 소관이 아니다.’라는 입장이 알려졌다. 이어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 전 교수는 “여기뿐만 아니라 지금 전국적으로 다 똑같다. 사고가 나면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 아무도 관심을 안 갖지만 전부 다 소속이 되는 거다”라며 제대로 관리, 감독되지 않는 산사태 취약 시설들의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산림청에서 산사태 취약지역이 전국적으로 한 2만 개, 행정안전부에서는 급경사 위험지역 해서 4만 개를 관리를 한다. 그런데 이번에 산사태 나가지고 사망사고 난 지역 대부분이 그런 위험지역의 관리가 안 되는 지역이다”며 실질적인 관리가 안 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하지만 “공무원들만 나쁘다고 할 수 없다. 펜션은 주택과에서 허가를 하는데, 옹벽을 까는 것은 또 토목이다. 토목과인데 주관부서가 또 다르다. 그런데 인허가 내주는 거는 주택과에서 내준다”며 주관 부서가 모두 달라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서 “판넬은 흙이 치면 휴지조각일 뿐이다. 산 밑에는 콘크리트 건물을 만들어야 한다. 인허가할 때는 모르니 그냥 인허가해 준다”며 산사태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관련 기관들이 전문성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현재 산림청은 산지특별점검단을 편성하고, 호우 특보가 계속되는 지역의 산지 태양광발전시설에 대해 긴급 현장점검을 나섰다. 또한 산림 내 위험지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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