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사의 게임 심즈4, ‘역사 인식 부재’로 유저들 외면
게임위 "신고되지 않은 게임까지 감독할 수 없어"

▲ 심즈4 '겨울이야기' 확장판 트레일러 캡쳐.
▲ 심즈4 '겨울이야기' 확장판 트레일러 캡쳐.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최근 일본의 신사참배, 욱일승천기(전범기) 등의 요소가 포함된 EA(Electronic Arts)사의 게임 심즈4(Sims 4)가 ‘역사 인식 부재’로 인해 유저들로 부터 외면 받으며 불매운동까지 예고된 가운데 게임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만큼 게임관리위원회(게임위)가 등급분류를 위한 모니터링에 철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게임위는 "음란성, 폭력성 등은 물론 역사 인식의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요소들도  등급분류에서 엄격하게 분석하기 때문에 개발사에서 삭제를 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유통될 수 없다"며 "출시가 되지 않고, 신고조차 되지 않은 게임에 대해서 선제적으로 제재할 권한은 없기 때문에 사후적인 대처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 EA Maxis 측은 지난 24일 공식적으로 트위터를 통해 11월 발매 예정인 신규 확장팩 ‘겨울이야기’에 전범기 무늬가 들어간 의상 콘텐츠와 신사참배 모션 등을 삭제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국내 한 언론 매체도 심즈의 프로듀서 그라함 나르돈(Graham Nardone)과의 인터뷰에서 '겨울이야기'의 경우 일본의 문화적인 요소가 너무 강하게 들어가 거부감을 느낀다는 한국 게이머가 많다며, 이중 욱일기가 디자인에 등장하고, 신사에 기도하는 것이 큰 논란이었는데, 이를 내부에서도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나르돈 PD는 “트레일러가 출시되고 나서 유저 반응을 모니터링을 했다. 한가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이번 일은 의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EA 맥시스는 포용적인 게임을 만들고자 했고, 내부적으로 특정 문화권의 문화를 들여올 때 여러 고민을 하는 중이다”며 “이번 확장팩의 이슈로 매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입장 표명 수준이 아닌 실질적인 게임의 변화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확장팩은 특정 집단을 배제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는 심즈의 세계가 실제 인생에서 벗어나 삶을 즐길 수 있고, 일탈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장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때문에 이번 확장팩과 관련된 이슈는 개인적으로도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 해결 방법에 대해 확실한 소식이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게임 속 역사인식 부재에 대한 문제는 지난 2018년 ‘배틀필드 V’ 트레일러가 공개됐을 때도 논란이 됐다.
 
사복을 입고 왼쪽 팔에 의수를 장착한 여성 병사나 흑인 남성 병사 등은 실제 제2차 세계대전의 대한 기록이 증언하는 당시 병사의 보편적 모습과 크게 달랐고 구체적 역사기록을 앞세운 지적도 잇따랐다. 2차대전사에 따르면 서부전선에는 여성, 흑인 전투원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인물들을 실제 사건의 주역인 것처럼 게임 속에 연출하는 행위는 심즈에서 욱일기나 신사참배의 대한 의미가 미화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독일의 경우 지난 2018년 8월 19일부터 나치즘 상징물이 포함된 게임의 판매 금지령을 해제했다. 독일 게임물 등급 분류기관 USK(Unterhaltungssoftware Selbstkontrolle​)가 나치즘 상징이 사용된 비디오 게임도 심의를 통과하면 출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전에 독일은 '독일 형법 86조'를 통해 자국에서의 나치즘 상징물 사용을 엄격히 막고 있었고,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형에 처하도록 명시했다. 여기서 언급되는 '단체 상징물'에는 나치를 상징하는 깃발, 휘장, 제복, 슬로건이 포함된다.
 
영화는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는 '예술작품'으로 간주해 나치 상징 문양이 허용되며 학술, 예술, 과학적 목적이나 특정 역사 사건을 나타내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 역시 허가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은 현재까지 이 예외사항에 포함되지 않았다. 실제로 하켄크로이츠 등 나치즘 상징물이 포함된 게임은 USK가 정한 게임물 등급을 받을 수 없어 판매할 수 없었다. 2017년 출시된 '울펜슈타인 2: 더 뉴 콜로서스' 독일판의 경우, 나치즘을 상징하는 '슈츠슈타펠, 하켄크로이츠, 토텐코프 엠블럼이 울펜슈타인 로고로 대체됐으며, '아돌프 히틀러'를 상징하는 콧수염 역시 지워졌다.
 
▲ '아이들 프린세스' 캡쳐
▲ '아이들 프린세스' 캡쳐
◇ ‘아이들 프린세스’, 소아성애자 노렸나?

더불어민주당 박성민 최고위원은 지난 7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아동을 성적 대상화해 논란이 된 I&V Games 사의 모바일 육아 게임 ‘아이들 프린세스’ 사태를 언급했다.
 
박 위원은 "최근 육아게임을 모방한 모바일게임에서 여아를 부적절하게 묘사하는 일러스트와 대사 다수 발견돼 유감"이라며 "해당사는 게임 이용등급을 수정한다고 했지만, 본질은 누가 이 게임을 이용하느냐가 아니라, 아동을 성적대상화한 내용이 버젓이 포함돼 있다는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게임을 유통한 회사에 대한 세부적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아동의 성적대상화를 손놓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 아동과 청소년 모두 이용 가능한 게임(12·15세 이용가)으로 올라온 이 게임은 8살 여아 캐릭터가 속옷이 다 보이는 의상을 입고 등장해 "내 팬티가 그렇게 보고 싶은 거야" 등의 대사가 연출돼 ‘소아성애’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분석을 통해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내렸다. 게임 개발사는 지난 5일 대표이사 성명의 사과문을 내고 이용 등급을 18세로 올리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게임위는 본지와 통화에서 "우린 등급분류를 할 뿐, 강제적으로 유통을 막을 권한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내렸지만 구글과 애플사 측 별도 입장에 따라 아이들 프린세스는 유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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