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원그룹 본사 전경. 사진=동원그룹 제공
▲ 동원그룹 본사 전경. 사진=동원그룹
투데이코리아=안현준 기자 | HMM 인수전에 뛰어든 동원이 자금조달을 위해 프리IPO부터 사옥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동원은 HMM 인수를 위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 자문 경험이 있는 삼정KPMG,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와 자문 계약을 마치고 자금 조달 등 인수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과 그의 두 아들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과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등이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다양한 전략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동원그룹의 보유 현금성 자산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6300억원 수준으로, HMM 당초 인수가로 거론된 5조원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동원이 경영권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등 대주주 보유 지분을 유동화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거나 회사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동원산업의 미국 자회사인 참치캔 기업 ‘스타키스트’나 종합 물류 업체 ‘동원로엑스’, 동원에프앤비의 자회사 ‘동원홈푸드’ 등 주요 비상장 계열사의 IPO를 추진해 자금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김 명예회장과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친인척과 특수관계인이 동원산업 지분 63.22%를 보유하고 있으며, IPO가 거론되는 미국 스타키스트나 동원로엑스는 동원산업 지분율이 100%인 자회사이다.

다만,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IPO는 보통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고 프리IPO도 시간이 빠듯해 본 입찰까지 성과를 내기 어려워 무리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일각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인수자금에 대해 지원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9일 “인수 대금에 대해 아버지(김 명예회장)나, 동생(김 부회장)이 지원 요청 등을 언급해온 적이 없다”면서도 “지주 입장에서는 먼저 나서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말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실제 동원은 HMM 인수전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한국투자금융그룹 각 계열사 주요 인력과 함께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인수금융 조달과 프로젝트펀드 조성 방안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한국투자금융지주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인수자금 지원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요청도 없었다”며 선을 그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 동원 측은 자금조달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고, 김 회장도 “동원 혼자의 힘으로도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충분히 인수대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IB 관계자들은 동원이 인수자금을 최대한 자기자본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 관계자들은 “동원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블록딜 형태로 매각하거나 자산을 유동화하면 인수대금을 마련할 것”이라며 “재무적투자자(FI)와의 협업은 마지막 선택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원이 HMM를 인수에 성공할 경우 해상운송부터 항만, 육상물류까지 이어지는 종합물류 체계를 완성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또한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 비중에서 물류사업은 13%인데 HMM 인수사 매출액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김 부회장은 “해운업은 누가 더 좋은 항만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결정될 것”이라며 “동원은 부산에 항만을 갖고 있고, 내년에 부산신항에 국내 최대 규모 스마트항만을 또 열 예정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