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에 가려진 리스크 노출 시작 포트폴리오 고려해야

지난 달 말 '차이나 쇼크'는 국내 중국펀드 투자자의 불안감 조성에 충분했다.

미국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글로벌 증시의 전반적 상승세로 투자심리도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중국펀드를 바로 이해해 올바른 투자문화가 정립돼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2002년 해외펀드가 도입되기 시작하고, 펀드가 대중화된 지난 몇 년 간 국내 투자자의 중국펀드에 관한 관심은 다른 해외펀드에 비해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대표 김성우)'의 '주요지역별 해외투자펀드 비중'이라는 지난해 말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31.99%로 가장 많은 투자 비중을 보이고 있다.

2위인 일본의 10.64에 비해 3배가량 많은 비중. 중국펀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 중국펀드 시장의 문제점과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 가라앉는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

지난해까지 중국펀드의 수익률은 실로 가공할만했다.

2004년 0.8% 손실을 제외하면 2003년 81%를 시작으로, 2005년 16%, 2006년 78% 등 모두 큰 수익을 얻었다.

그러나 중국증시의 투자수익률이 높다는 '경험적 역사(history)'에 가려져, 선진국 증시와 달리 걸음마 단계에 있는 이머징 마켓의 '리스크'에 대한 부분이 간과됐다는 지적이다 .

중국기업의 이익창출에 대한 고평가와 확인되지 않은 중국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의 변수에 대한 고민 없이 위안화 절상과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함께 중국증시에 대한 국내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동반 상승했다는 것.

실제로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중국펀드의 종류를 살펴보면, 전반적인 성장이 아니라 금융·석유·통신에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샹푸린(尚福林) 주석 역시 “세계증시에서 중국증시는 2.2%로 규모가 작고 국제화 수준도 높지 않다”며 중국증시의 영향력에 대해 소극적인 발언을 했었다.

한편, 지난 몇 년간 중국증시의 성장세가 지속됐던 만큼, 중장기적 투자는 몰라도 현재 중국증시에 대한 전망은 과거와 같은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중국펀드에 대해 한 증권 관계자는 “중국펀드는 다른 해외펀드보다 통계적으로 많은 수익을 올렸다”며 “10~20%의 합리적 수익을 노린다면 중장기적으로 투자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등락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마음편한 투자를 원하는 경우라면 선진국 투자가 나을 것”이라며 중국펀드의 기존 투자자에게는 “자산을 배분하는 등 전략을 수립해야 충격이 와도 덜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어떤 시장이든 고수익이 계속된 후에는 가격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 실제로 얼마 전부터 중국펀드의 수익률은 서서히 마이너스 대를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펀드 판매를 맡고 있는 대부분의 증권사도 중국펀드보다 선진국펀드를 주력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 범국민적 교육의 부재, '묻지마 투자'

이처럼 해외펀드에 대한 국민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석적인 투자문화 정착이 시급한 실정이다.

해외펀드 투자 뿐 아니라 모든 투자의 경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국내외 경기 등에 객관적인 정보 수집을 선행해야한다.

그러나 막연한 기대감에 젖어 마구잡이로 투자해온 일부 투자자도 적지 않다.

한국투자자교육재단(대표 김병주, 이하 교육재단)은 투자자 교육을 위한 동영상을 제작, 지난달 26일부터 주요 언론기관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재할 것으로 밝혔다.

해외투자펀드에 대한 일반 투자자의 관심과 참여에 맞춰 투자자들로 하여금 해외투자 관련 위험요인을 정확히 알게 하고, 투자의사결정을 돕는다는 것.

실제로 교육재단의 한 관계자는 “중국펀드의 환상이나 증권사의 판매에도 방법론적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투자자 스스로의 투자에 대한 정보수집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판단돼 이번 동영상을 제작했다”며 그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보름이상 지난 현재까지 교육재단의 동영상이 게재된 곳은 언론기관 홈페이지 한 곳뿐이었으며, 관계자는 현재까지 언론기관과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게재된 동영상마저도 조회수가 2000여 회를 밑돌아 동영상의 실효에 대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또한, '합리적 투자문화 정립과 투자자보호'를 목표로 교육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의장 황건호) 역시 해외펀드에 대한 교육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사실상 국내 해외펀드 투자자에 대한 정부차원의 보호는 이뤄지고 있지 않은 셈이다.

신한은행 영업추진본부 나흥일 차장은 “모든 투자에 앞서서는 상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인내와 장기적인 안목을 갖는 것은 투자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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