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유행어 중 '낚시질'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올린 글이나 사진, 동영상 따위의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얄팍한 속임수를 뜻하는 말이다. 인터넷 사용자 가운데 대다수는 이런 낚시질에 '낚여' 화면속의 매력적인 제목을 클릭했다 쓴 웃음을 지어본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낚시질'은 비단 인터넷 상에서 뿐만 아니라 생활 주변 곳곳에서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최근 기자는 봄 이사철을 맞이해 새 집을 마련하고자 치열한 전세대란 속에서 몇 주 동안을 온·오프라인 상에서 발로 뛰며 겨우 그럭저럭 괜찮은 전셋집을 계약 할 수 있었다.

기자가 새 집을 구하러 다니며 느꼈던 것은 여건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좋은 집을 구하기란 '결코 만만치가 않다'라는 것이다.

수많은 부동산 정보 사이트에 접속해 조건에 맞는 매물을 찾고 또 실제로 방문해 매물을 확인하는 작업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매우 피곤한 일이다.

집을 구하러 다니는 동안 기자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다름 아닌 '낚시질'이었다. 인터넷 상에서나 당했던 '낚시질'이 생각지도 못했던 부동산 시장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동산 정보 사이트에 접속해 '조건 검색'창에 자신의 조건을 입력하고 확인키를 누르면 구미에 당기는 수많은 매물들이 검색된다. 그러나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면 실제 그 많은 매물들이 해당지역의 몇몇 부동산 업자들이 고객을 낚기 위해 올린 '낚시글'이라는 것을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조건에 딱 맞는 매물을 찾아 해당 중개업자에게 전화를 걸면 열에 여덟아홉은 아예 존재한 적도 없는 매물인 경우가 다반사이고, 심한 경우 매물을 올린 부동산에서 그런 매물을 올렸었는지 기억도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해당 사이트의 관계자는 이런 '낚시성 광고글'에 대해 “사이트에 등록된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개인적으로 올리는 글은 어쩔 수 없다”는 말 뿐이다. 하루에도 수백에서 수천건씩 올라고는 매물들을 하나씩 다 확인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낚시질은 오프라인 상에서도 활발하다. 재개발, 신도시 등 부동산 열풍을 타고 우후죽순 생겨난 동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한쪽 벽면 가득 '미끼'를 붙여놓고 고객을 낚고 있다. 물론 온라인상과 다름없이 한쪽 벽면 가득히 써놓은 '미끼'들 중 실제 보유하고 있는 매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마포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저렇게 붙여 놓지 않으면 손님이 들어오지 않는다”며 업계 관행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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