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공동체학교 박효석 이사 - "학력 인정학교 인가가 가장 시급"

[투데이코리아=김태현기자]벚꽃이 화사한 4월의 봄날 오후, 아시아공동체학교 박효석(43) 상임이사는 여전히 페인트 방울이 묻은 작업복 차림이었다.

'80일간의 기적' 프로젝트로 유명세를 탄 '아시아공동체학교'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대안학교다. 2006년 창립 후 두 차례 이사 끝에 지난 연말 부산 남구 옛 배정초등학교 자리로 새 둥지를 텄다. 그러나 폐교된 지 5년이 지난 학교는 유리창, 페인트칠, 전기, 수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

'기적'이 필요한 상황, 정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자 여러 도움의 손길이 학교의 문을 두드린 것. 공사에 필요한 물품들과 후원금의 행렬이 이어졌고 3개월간 다녀간 자원봉사자만 2,000명이 넘었다. 우여곡절 끝에 기적과 같이 새 학기를 시작한 지금 박 상임이사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한국 최고의 다문화학교로 만들어낼 겁니다.”

박 상임이사는 '한국 최고'를 말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간 학교를 운영해오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그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노하우도 생겼다. '이주민'과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면서 이제 '다양성을 인정하는 포용의 자세'를 가르치는 교육방향에 대해서만큼은 확신을 얻었다.

'국가, 인종, 종교에 따른 차별 철폐'를 목표로 하는 아시아공동체학교는 현재 초등학교 과정에 부모가 러시아, 중국, 필리핀 등 9개국에서 온 40여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피부색도 종교도 서로 다르지만 차이를 인정하고 통합의 정신을 배우며 조화롭게 지낸다.

▲ 1층 현관에 걸린 현수막의 문구는 박 상임이사가 직접 썼다. 이 문장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는 들어오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문이란다.

박 상임이사는 내년에 중학교를 설립할 생각이다. 한국 최고의 다문화학교로 인정받기 위해서다. 한국 사회에서 명문학교로 인정받는 방법은 많지 않다. '특목고' 입학생을 배출하는 것이다. 모순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이 박 상임이사의 설명이다.

더 좋은 학교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있다. 좋은 교사를 확보하는 일. 현재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과목에는 정규 교사를 배치하고 있지만 아직 과학수업 정규 교사가 없어 자원봉사자들에 의존하고 있다. 학교 형편 상 급여를 충분히 지급할 수 없어 금액에 상관없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위주로 구하다보니 모집이 쉽지 않다.

“가장 시급한 것은 학력인정학교로 인가 받는 것”

대안학교란 '학업을 중단하거나 개인적 특성에 맞는 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현장 실습 등 체험위주의 교육, 인성위주의 교육 또는 개인의 소질·적성 개발위주의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초‧중등교육법 제60조의3)'를 말한다.

기존의 대안학교들은 여러 규정들에 막혀 대부분 학력인정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었고, 아시아공동체학교도 마찬가지였다. 학력인정을 받지 못하면, 학교를 졸업하더라도 상급학교로 진급을 위해 검정고시를 쳐야한다.

지난해 말 대안학교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어 다문화가족의 자녀, 재한외국인의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대안학교는 폐교나 인근 건물을 임대하더라도 학력인정학교로 인가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일정 조건을 갖춘 대안학교의 인가에 필요한 것은 여론의 지지와 교육감의 의지다.

박 상임이사는 아시아공동체학교가 학력인정 인가를 하루빨리 받을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전화문의: 051-633-1381
홈페이지: www.asiaschool.or.kr
후원계좌: 부산은행 223-01-001863-1, 농협 905-17-004022, 하나은행 312-910002-46804, 우체국 600502-01-002184, 예금주 (사)아시아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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