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 YMCA 25대 신임 '정근' 이사장

[부산=이지훈 기자]“지역 교육·의료복지 현안을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부산YMCA 정근 이사장

지난달 27일 부산지역 대표 시민단체 가운데 하나인 부산YMCA 신임 이사장에 정근(47) 학교법인 브니엘학원 이사장 겸 서면 메디컬센터 원장이 선임됐다.

부산YMCA 역사상 40대 이사장이 탄생한 것은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따라서 정 이사장의 취임은 최근 주춤해진 YMCA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사회일각에서 '요즘 시민단체에는 시민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사장 임기 동안 시민단체 운영에 '경영기법'을 도입해 소비자, 즉 시민들이 관심을 갖는 '지역 아젠다(Agenda)'를 발굴하는데 YMCA가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근 신임 이사장은 또 “앞으로 YMCA는 시민들의 숙원인 교육·의료복지 현안에 대안을 제시해 나가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향후 활동계획을 밝히면서 특히, “교육문제는 수요자 입장에서 분석하고, 해결책을 구하기 위해 학부모 운동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이사장이면서, 학교법인 이사장, 그리고 병원 원장에 이르기까지 정 이사장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직책을 수행하면서도 빠뜨리지 않는 일이 있다. 다름 아닌 의료봉사활동이다.

정 이사장이 촌음(寸陰)을 아껴가며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하게된 것은 현 'YMCA 그린 닥터스(Green Doctors)'의 전신인 '백양의료단' 활동을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 의료 봉사 현장

10년 전인 1997년. IMF로 경제사정이 어려워지자 '당감·개금'지역을 중심으로 선교활동을 펴오던 '백양로교회'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활동을 펴기 시작했다. 정 이사장도 이때 백양의료단의 일원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봉사에 대한 기쁨과 감사함을 알게 됐다고 술회한다.

7년가량 백양의료단원으로 국내·외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펴온 정 이사장은 마침내 지난 2004년 2월 전국에서 참여한 수백 명의 의사로 구성된 국제의료봉산단체인 'YMCA 그린닥터스'를 결성하는 견인차역을 맡게 됐으며, 정 이사장은 그동안 그린닥터스의 역점 사업 중의 하나인 북한 '개성병원' 건립 추진본부 운영위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펴왔다.

▲ 스리랑카 의료 봉사 현장

그린닥터스가 추진해온 '개성통일병원'은 지난 26일 개원을 해 앞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로 북한 근로자를 진료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정 이사장을 비롯한 그린닥터스 회원들은 이밖에도 매년 동남아·러시아 등의 의료소외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펴고 있으며, 매주 일요일 그린닥터스 사무실이 있는 부전동 서면메디컬센터 1층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무료진료 활동도 펴고 있다.

정 이사장의 활동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명문사학 브니엘학원의 이사장으로 취임해 10여 년간 앙금처럼 남아있던 학원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브니엘학원 이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학원분규원인으로 지적된 스쿨버스 운전기사들의 체임문제를 해결하고 교육전문가들과 협력해 학교 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정 이사장이 가장 먼저 시도했던 것이 바로 그동안 재단과 불편한 관계를 맺었던 브니엘 동창회와의 관계개선이었다. 동창회와 적극적인 관계개선을 이룬 정 이사장은 이어서 '교직원-학부모·학생-동창회'가 학교운영의 '3위 일체'를 이룰 수 있도록 했다.

교사처우개선, 부모가 참여한 교사채용 전형위원제 도입, 기간제교사 정규교사 채용 전환 등 면학 분위기를 조성한 결과 불과 2~3개월 만에 학교운영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고, 정 이사장은 각계에서 답지하는 우정의 장학금에 자신의 사재 1억 원을 출연하여 장학제도를 마련했다.

정 이사장은 브니엘학원이 부산은 물론 한국의 명문사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학교운영에 만전을 다하는 한편, 당초 학교 설립목적에 맞게 앞으로 학생 봉사와 선교 사업에도 무게중심을 두어 교육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시민들의 최대현안인 교육과 의료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동안 경험하고 느껴왔던 봉사활동이 좋은 밑거름이 될 것 같다”며 “YMCA는 반대와 비판을 위주로 하는 정치운동 보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능력을 고루 갖춘 내실 있는 시민단체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 이사장은 부산 YMCA 이사와 와이즈멘 지방장 등을 거치면서 부산 YMCA 운동에 적극 참여해 왔으며, 이사장 임기는 오는 2008년 2월말까지이다.

◆YMCA 그린닥터스(www.greendoctor.org) 란

부산YMCA와 지역 의료계, 학계 등이 국내 및 해외 의료취약지역 의료봉사를 목적으로 2004년 2월 창립한 단체. '정치, 종교, 인종, 국가를 뛰어넘어 국제재난 및 의료취약지역 인명구조와 의료봉사'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매주 일요일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무료진료도 하고 있다. 박희두 부산YMCA 전 이사장, 김인세 부산대 총장 등 9명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의사, 간호사 등 1000여 명의 회원이 있다. 북한지역에 종합병원을 세우고 의과대학. 치과대학. 간호대학. 종합대학까지 세운다는 장기계획이 있다.

문의 : 051-6688-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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