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재검사 후 복귀시기 결정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보이던 박지성 (맨체스터유나이티드·27)이 부상으로 인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박지성은 지난 블랙번전에서 부상을 당해 2~3주간 결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부상정도가 심각해 비밀리에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수술을 받았다. 당시 현지 언론들은 박지성의 부상정도가 심각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고 구단은 박지성의 상태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를 부인했다.

결국 박지성이 부상회복에 진척이 보이지 않자 구단은 미국 콜로라도주의 스포츠의학 전문 클리닉에 박지성을 보내 무릎재활 전문의 리처드스테드먼 박사로부터 수술을 받게 했다. 이에 영국언론들은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박지성에게 재활에 1년 이상 소요 돼 다음 시즌 출전도 어렵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맨유는 지난 달28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박지성이 전문가로부터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았다”며 “올 시즌 잔여 경기를 뛸 수 없고 오는 8월 수술 부위의 상태를 다시 검사하고 판단할 것이다”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는 다른 리그에 비해 '살인 스케줄'로도 유명하다. 많은 컵 대회와 함께 정규리그까지 치러야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항상 부상에 노출돼 있다. 여기에 박지성의 경우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한국을 오가는 등 무리한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맨유는 4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박지성의 이탈은 선수개인은 물론 팀으로서도 큰 충격이다. 박지성은 팀에 정규리그와 FA컵 등 맨유가 이번시즌 최고 중흥기에 접어들은 상황에서 팀의 우승에 보탬이 되지 못한 것은 다음시즌 팀의 중심선수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 셈이다.

또 박지성의 부상으로 대표팀에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47년만에 아시안컵축구 우승을 노리는 '베어벡호'에게도 박지성의 부상이 큰 고민거리가 됐다. 현재 박지성의 대안으로 김두현 등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박지성의 공백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또 이영표 역시 수술대에 올라 재활 중이지만 아시안컵 출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베어벡 감독이 한국대표팀을 맡아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두명의 프리미어리거의 전력이탈은 베어벡 감독은 물론 한국축구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박지성은 소속팀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영광을 누릴 기회를 놓쳐 버렸다. 하지만 박지성은 항상 긍정적인 사고로 위기의 순간에서 희망을 찾아왔다.

2002 한일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으로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으로 진출한 박지성은 계속된 부진과 오른 무릎 연골판 부분 제거수술을 받으며 네덜란드 축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홈팬들의 야유까지 받았다.

위기를 맞은 박지성은 이후 두 시즌 동안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이어 2004~200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팀을 4강까지 올리며 팀의 중심선수로 거듭났다. 유럽 무대에 적응한 박지성은 이후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유에 입단했고 세계정상급 선수들과 경쟁을 펼쳤다.

입단 후 몇 경기에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박지성은 곧 제 컨디션을 회복했고 팀내 경쟁에서 앞서가는 듯 보였지만 지난해 9월 다시 수술대에 올라 100일간의 공백기를 가졌다. 팀내 입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박지성은 복귀 후 5골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또 다시 수술대에 올라 팀 전력에 이탈한 상황이다. 이에 박지성이 예전처럼 복귀에 성공해 '엔진'을 재가동 시킬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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