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광주 보훈병원 정창영 원장

광주 보훈병원 정창영 원장(61)과의 첫 만남은 우연히도 병원이 아닌 대전 국립현충원내 애국지사 3묘역에서 이루어졌다. 굵은 빗줄기가 내리던 지난 광복절. 애국지사 아버지를 추모하기위해 모인 그를 기자가 만난 것이다.

그의 부친은 1940년 일본에서 오사카 야간중학교를 다니던 중 민족차별현실에 분노해 비밀독립운동 조직인 한국독립 청년단을 결성해 항일운동을 펼쳤던 전남 함평출신의 애국지사 정진감 선생이다.

부전자전 나라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우리나라 보훈정책이 많은 발전을 이룩한것에는 만족해요. 하지만 아직 족보도 제대로 없는 숨은 애국지사들이 있지 않겠어요. 개인이 아닌 국가가 주도적으로 애국지사를 찾는 노력과, 세심한 배려가 있었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어요." 라며 보훈정책에 대한 애정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 애국지사의 아들로서 국가유공자들의 건강을 살피고 있는 정창영 원장, 인터뷰를 위해 그가 근무하고 있는 광주보훈병원을 찾았다.

광주보훈병원과 나라사랑
1987년 호남권 국가유공자 진료를 위해 개원한 광주보훈병원은 2002년 12월 광산구 산월동 첨단지구 내 2만3천여 평의 부지로 이전해서 현재 545병상과 2,000여종의 최첨단 의료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21개 진료과의 전문 의료진이 애국지사·상이군경 등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그리고 일반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으며, 의료서비스 확충을 위해 엑시머레이져 및 PET/CT등 첨단 기계 도입과 심혈관, 소화기병, 뇌혈관, 재활센터 등 특성 진료과를 육성하고 있다.

또한 전남대병원과의 의료협력 협약을 체결하여 사회사업을 비롯한 호스피스, 가정간호 등 요양병동 운영과 진료환경 개선을 위한 재활치료시설 및 약제부를 확장해 의료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와 이웃들을 대상으로 하는 병원인 만큼 직원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은 물론 보훈가족 한사람 한사람에게 그가 쏟는 애정은 남다르고 각별하다고 관계자는 말한다.

정원장과 직원들은 지난 7월 27일 강인철 노조지회장과 노동조합 간부 11명 등 22명이 함께 모여 병원 경영향상과 직원의 근로환경 향상을 위해서는 노사가 따로 없다는 마음으로 노사 화합과 상생을 통한 병원 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을 하자는 취지의 노사화합선언문 선포식을 개최하기도 하였다.

또한, 범정욱 간호부장, 이규원 운영부장 등 154명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내 고장 사랑카드' 가입신청서를 국민은행에 전달했다. 카드 가입 시 계좌당 1만원과 사용액의 0.2%가 적립돼 만들어진 사회공헌기금을 병원 자매결연 마을과 저소득층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정 원장은 "기부는 자기 돈이 어디로 가는지를 몰라야 하고 영수증 받고 하는 기부는 달갑지 않다"며 그런 점에서 내 고장 사랑카드는 사용액의 일부가 기금으로 적립돼 자신도 모르게 남을 도울 수 있어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하고 적극 동참했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전북 남원시 인월면 서무리와 결연을 맺고 매년 두 차례 의료봉사와 농번기 일손 돕기 등을 펴고 있으며, 광주 지역 복지관과 결혼 이주 여성 등을 상대로 건강 교육도 실시해 왔다. 지난 9월 3일에는 1사1촌 자매결연 마을인 남원 서무마을의 특산품 판매 행사를 실시하여 지리산 흥부골 고랭지 포도(5kg) 70박스, 감자(5kg) 100박스 등을 판매하여 자매결연 마을의 농가소득에도 도움을 주는 등 지역사랑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광주보훈병원장으로써 앞으로의 바램은 ?
"우리나라는 급속도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데 보훈대상자도 지난 2005년 말 이미 6.25 참전, 월남전 참전용사 등 대부분의 보훈대상자가 65세를 넘어서고 있어요. 또한, 보훈병원 특성상 급성보다는 만성 노인성 질환의 증가를 수반하기 때문에 재활이나 노인 병원(특화사업)으로 그 규모를 확대하려고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요.

정부가 지금까지 보훈정책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던 만큼 앞으로도 보훈가족은 물론 일반 환자분들에게까지 편리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병실 확충 등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있었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라고 말하는 정원장의 따뜻한 속내를 보며 그의 바램이 꼭 이루어 지기를 희망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지난 광복절 빗줄기를 뚫고 대전국립현충원에서 만난 정원장과 그 가족들의 친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어 다시 찾은 광주보훈병원. 첨단의료시설보다도 정 원장의 따뜻한 미소와 보훈병원 관계자 분들의 국가유공자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 지역주민을 위해 정성을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동행의 모습들이 기자를 더욱 기분좋게 하였다. 이곳 광주 보훈병원을 찾는 모든 이들이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건강을 조기에 회복하기를 기원한다.

◇ 정창영 병원장 약력
▲ 1949년 전남 함평 출생,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1981년 군의관 소령 예편
▲ 전남대병원 마취과장 및 중앙 수술부장, 기획조정실장, 진료처장
▲ 대한뇌신경마취연구회 회장, 대한통증연구학회 회장, 대한마취과학회 회장
▲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
▲ 제8,9대 광주보훈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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