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2회 여성인권 영화제 개최 이화영 사무국장

<사진설명=(사)여성의 전화 이화영 사무국장>
피묻은 속옷이 바람에 휘날린다.

서울 성북구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열리는 '제 2회 여성인권영화제 '친밀한, 그러나 치명적인'이 열리고 있는 아리랑 시네센터에 왠 여성속옷이 널려있을까?

지난해, 여성의 전화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밝혀진 사실에 의하면 성폭력은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 80%에 육박하고 있다.

하늘에서 휘날리는 속옷은 바로 속옷을 볼 정도로 친밀한 관계속에서 일어나는 치명적인 성폭력을 상징하는 이 영화제의 퍼포먼스다.

모두 알고 있지만 쉬쉬해버리고 묻혀버리는 근친상간, 데이트 폭력, 남편의 폭력 등 쉽게 꺼낼 수 없는 이야기를 영화라는 방정식으로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는 '여성인권영화제'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성북구 아리랑 시네센터에서 열렸다.

매년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는 '여성인권영화제'를 2년째 기획한 (사)여성의 전화 이화영 사무국장을 만나 '영화제'와 '여성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여성인권영화제가 제 2회를 맞았다. 작년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작년은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로 지역사회와는 멀리 떨어진 문화공간 '대학로'에서 열렸다. 2006년도의 영화제가 '매니아들을 위한 영화'에 집중된 영화제였다면, 올해는 작년과는 달리 영화제 준비과정에서 부터 자원봉사자, 부녀 회장 등의 여성참여를 준비해 '함께하는'영화제가 된 점이 특징이다.

▲그래서 그런가, 올해는 전야제부터 성북구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평화축제'를 열었다. 지역사회의 관심은 어땠는지?

-전야제의 경우 비가 와 열지는 못했다. 그러나 영화제를 준비한 올해 1월부터 성북구의 부녀회장을 비롯한 여성 지도자들을 모아 '여성 인권'워크숍 등을 개최했다.

우리가 아무리 발벗고 뛴다해도 지역사회에서 실제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은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교육 후 반응이 뜨거웠고, 영화제에 자원봉사자로서 많은 사람이 참가했다. 이후로도 계속적으로 지역사회와 연계해 '인권을 말할 수 있는 장'을 열고 싶다.


▲서울 여성의 전화에서는 전화 상담이 주 업무인데 왜 따로 일 년에 두 번씩이나 (서울 여성영화제, 여성인권영화제)영화제를 개최하는지?

-많은 상담을 접하고, 폭력이 어느 정도 유형화 돼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폭력으로 인한 피해자를 지원하는 방법은 상당부분 '법'적으로 제도화되어 있어 틀에 박힌 지원밖에 해줄 수 없는 현실이 답답했다.

틀에 박힌 지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의식의 변화'가 필요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20대가 가장 선호하는 문화상품인 '영화'를 선택했다. 단순히 '영화'를 찾아 보러온 관객들이, 영화를 접한 후에는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막작 '가정 폭력을 말하라(Dix films pour en parler)'의 관객 반응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앞으로 '여성인권영화제'를 통해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이 영화제가 지역사회에서 인권을 말할 수 있는 소통창구가 되었으면 한다. 사실 이번 영화제의 주제처럼 '여성폭력문제'는 꽤 친밀한 문제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여성인권에 대한 주체의식을 가지게 된다면 그만큼 여성인권은 빠르게 향상될 것이다.

사실, 인권은 누구에게나 있다. 여성의 인권을 찾는 과정은 없던 것을 '창조'해 내는 과정이 아니라, 인구의 2분의 1로서 가져야 할 인권을 '찾아내는'것이다. 이 영화제로 인해 '여성인권'의 보편성을 찾아 소외받는 여성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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