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꿈꾸는 주인공, 막장코드에 희생되나?

[투데이코리아=유정선 기자] '막장드라마'는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또한 '꼬이고 꼬는' 답답한 상황설정과 불륜, 폭력, 삼각관계, 복수 등 사회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킨다. 어느 순간부터 드라마 속 이런 막장코드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그 때문에 '非 막장코드' 드라마는 착한드라마로 칭송받으며 치켜세워지기도 한다. 왜 막장코드 없이는 드라마가 흘러가지 못하는 것일까?

지난달 시작한 MBC 월화극 '내조의 여왕'. 첫 시작은 좋았다. 남편이 직업을 잃고 방황하자 '외조의여왕'을 자처하고 나선 한 주부의 성공스토리를 담고 있다. 눈앞이 캄캄할 것 같은 상황이지만 주인공 황태희(김남주 분)는 꿋꿋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헤쳐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경쾌하게 시작한 이 드라마가 점점 막장드라마와 같은 요소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역전의 여왕' 10회분에서는 백여진(채정안 분)이 옛 애인인 봉준수(정준호 분)에게 기습키스를 퍼부은데 이어 부인 황태희(김남주 분)와의 관계를 갈라놓으려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때 직장상사였던 선배의 남편에게 키스를 퍼부은 셈이다.

현실 같았으면, 불륜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황태희(김남주 분)의 직장 간부인 용식(박시후 분)은 황태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할때마다 흑기사를 자처하며 야릇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런 막장 요소가 꼭 필요한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물론 황태희가 성공에 이르기까지는 고난이 따를 것이다. 그러나 '불륜'이라는 자극적인 소재가 등장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대리만족을 느끼던 시청자들도 못내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또 가정파괴범 막장녀 등장이냐, 지겹고 짜증난다", "백여진 캐릭터 꼭 저렇게까지 만들어야하냐, 갈수록 가관이다" 등의 비난섞인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을 둘러싼 갈등과 오해가 등장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흥미를 끌기 위한 불필요한 갈등과 오해는 시청자를 지치게 할 뿐이다. 상사의 남편을 탐하거나 유부녀를 남몰래 흠모하는 이런 막장코드가 존재한다면 언젠가 이룰 황태희의 성공도 빛이 바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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