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저변확대와 중동평화 그리고 오일머니

[투데이코리아=박대웅 기자] 2022년 월드컵이 아라비아만의 작은 반도국가 카타르에서 열린다. 3일 자정(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 국제축구연맹(이하 FIFA) 본부에서 펼쳐진 월드컵 개최지 선정에서 카타르는 1차 예선에서 호주를, 2차 투표에서 일본을, 3차 투표에서 5표를 얻은 대한민국을 떨어뜨리고 미국과 함께 최종 결선 투표에 올랐다. 최종 결선투표에서 카타르는 14대 8로 미국을 누르고 2022년 월드컵 최종 유치국가로 선정됐다.

당초 카타르는 월드컵이 열리는 6-7월 50도에 육박하는 혹서의 날씨와 경기도 면적의 협소한 국토 크기, 월드컵 본선에 한 번도 오른적 없는 축구 변방 이미지 등의 이유로 2022년 월드컵 유치가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주위의 예상을 뒤엎고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됐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적은 인구수와 국토면적에서 펼쳐질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유치 비결을 살펴봤다.

# 축구의 저변 확대와 평화

카타르의 월드컵 유치를 두고 축구의 저변 확대와 평화 두 마리 토끼 사냥이라는 포석이 깔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세계의 화약고 '중독지역'은 걸프전과 이라크 전쟁 등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는 불안 지역이다. 이 같은 지역적 불안 요소는 사상 첫 중동 지역 월드컵 개최가 중동지역 평화에 이바지 할 것이라는 카타르의 주장에 힘을 실어 주는 결정적 이유가 됐다.

실례로 카타르는 FIFA 실사단의 카타르 방문기간중 교육도시와 카타르-바레인 간 최고속도 350km/hr로 양국을 51분만에 도달 할 수 있는 초고속철도 계획을 추가 발표했다. 카타르는 FIFA 실사단에게 월드컵 유치가 확정될 경우 2022년까지 카타르-바레인 간 철도 계획을 완료하겠다고 밝혀 월드컵을 통한 중동 평화와 경제적 연계성을 높이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지난 1994미국월드컵과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볼 수 있듯이 FIFA의 월드컵 개최지 선정에 축구 저변 확대가 주요한 이유로 작용한다는 점 또한 카타르에 힘을 실어줬다. '축구불모지' 미국과 '불안한 국가' 남아공은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축구의 전 세계화에 기여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 한 번도 진출 한 적 없는 카타르 역시 2022년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의 저변 확대와 중동 지역 평화 정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화면 캡쳐
# 막강한 '오일머니'의 위력

카타르는 전체 면적이 1만 1437평방 킬로미터의 황량한 평야지대로 아라비아 반도의 동쪽에 위치한 반도국가다. 연평균 강수량이 40미터로 매우 적으며 한여름 기온이 섭씨 50도를 넘는 혹서의 땅이다. 또한 지표수가 매우 희귀해 식생지역은 거의 없고 일부 지하수가 있기는 하지만 식수와 생활용수를 대부분 해수담화설비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척박한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풍부한 매장량으로 이 모든 악재를 극복했다. 카타르는 러시아, 이란에 이어 세번째로 큰 천연가스 확인 매장량을 가지고 있는 산유국이다.

카타르는 이 같은 '오일머니'를 앞세워 지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과 내년 1월 17일 열리는 아시안컵 등 각종 국제대회를 자국에서 유치해 왔다. 그리고 풍부한 '오일모니'와 함께 한 각종 스포츠 대회 경험을 살려 2022년 월드컵의 성공개최를 장담했고, 자신감이 현실로 다가왔다.

카타르의 '오일머니'는 카타르가 제시한 월드컵 경기장 조감도에서 그 위용을 드러낸다. 카타르는 지난 4월 5개의 경기장을 선공개 했다. 이어 10월, 하나의 경기장을 더 공개했다. 공개된 경기장은 각각 사막의 오아시스, 해변의 소라껍질, 카타르 전통 목선 도우(Dhow) 등의 모습을 형상화 하고 있다. 또한 LED 화면을 통해 경기장 밖에서도 축구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점과 수상택시를 통한 교통시설 활용 및 경기장 주변 아라비아 반도의 절경 등을 장점으로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카타르는 월드컵 기간인 6-7월 섭씨 50도가 넘는 혹서에 대한 대비책으로 모든 경기장에 태양열 기술을 활용한 최첨단 냉방시설을 완비로 경기장 평균 온도를 27도씨로 맞추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단점으로 지적된 좁은 국토 면적을 장점으로 이용했다. 카타르는 수도 도하를 중심으로 반경 30km 이내에 경기장들을 집중시켜 경기장 접근의 용이성을 극대화시키겠다고 전했다. 여기에 카타르 정부는 170만명의 인구수로 흥행에 실패 할지 모른다는 우려와 관련해 오일머니를 이용해 FIFA에 막대한 수익을 약속해 오일머니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