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동기·범행 과정 살인 납득 못시켜…유족들도 애처로운 눈빛

▲모친 살해 혐의를 받았던 경찰간부 A씨에 대한 의혹들이 서서히 풀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찰은 그가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
[투데이코리아=강주모 기자] 승승장구를 달리던 경찰간부 A씨(40)의 모친 살해 경찰관에 대한 의혹들이 서서히 풀리고 있다.

엘리트 경찰관으로부터 참담한 범행이 이뤄졌다는 데서 시작한 의문점은 어설픈 범행과정, 직접적인 범행 동기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면서 A씨 신변도 크게 주목 받기 시작했다.

우선 경찰은 A씨가 어머니의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계좌 및 행적추적을 통해 A씨 어머니가 최근 심각하게 주식투자에 몰두, 정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이상행동을 보였고 이를 지켜보던 A씨가 수차례 만류하면서 평소 어머니의 개인 빚을 청산해 주기도 했다.

특히 사채빚 2000여만원이 있던 어머니는 지난 1월 10일에도 1000여만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그 돈을 같은 날 곧바로 주식에 투자했으나 이마저도 큰 손실을 입었다.

월 2부 사채 이자를 상환하는데도 버겁던 모친을 보고 A씨는 보험설계사 전력이 있던 어머니에 제의, 가입한 3개의 보험을 통해 척추장애 시 6000여만원의 돈을 수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범행을 계획했다.

경찰은 주말교통 특약 보험으로 어머니가 척추가 다쳐야만 이 돈을 수령할 수 있고 사망시에는 수급권자들이 분산돼 오히려 A씨가 수령할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해 살인 가능성이 낮다는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교통특약 보험이라 낙상 등 다른 행위로 인한 척추장애는 수령 액수가 줄어들고 가입자 사망시 상속인도 분산돼 A씨의 몫이 감소,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를 시도했다는 진술은 신빙성이 높다"며 "볼링공에 의한 충격이 차량 범퍼에 의한 사고와 쉽게 구분을 할 수 없다는 교통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긴급체포에 이어 혐의가 일정부분 드러나 구속영장이 발부됐음에도 유족들이 어머니를 사지로 몰고 간 A씨에 대해 원망보다는 선처를 호소하는 것도 이 부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사망하게 되면 조용히 사건을 처리해야할 A씨에게는 큰 위험이 될 수밖에 없는 점도 그가 살인의도가 없었다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강력범죄 전문가들을 통해 드러난 그의 어설픈 범행도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당초 A씨는 가족들에게는 강도사건을 당해 어머니 척추가 다쳤다고 설명하고 보험회사에는 뺑소니 사고로 신고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범행 전날 직접 안전모를, 범행당일 볼링공과 범행에 입을 상하의를 구입했고 이는 모두 폐쇄회로 TV에 찍혔다. 경찰 수사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미숙한 상황으로 가족들을 속이기 위한 연출에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범행과정과 목적에 대한 의문점들은 어느 정도 풀렸지만 수천만원 때문에 잘나가는 엘리트 경찰 간부의 메가톤급 악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어머니의 입을 막아야할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살인의도를 갖고 범행을 시도했겠으나 살인목적이 아닌 것으로 사실상 결론났기 때문에 6000만원 때문에 가족과 자신의 장래를 버렸다고 보기는 수긍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지인들이나 은행으로부터 수 천만원은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던 A씨가 노린 돈 치고는 액수가 너무 작다.

또한, 당초 십수억원대의 재산가로 알려졌던 어머니가 거주하던 집 한 채만 소유하고 있고 이마저도 대출을 받아 사실상 재산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장남이 A씨가 재산상속을 노렸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따라서 경찰은 A씨의 개인채무도 샅샅이 확인하고 있고 A씨에 대해서는 정신감정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효자라고 불리던 A씨가 어머니의 비이성적인 행태에 충격을 가하기 위해 쇼킹한 수법을 택했을 것이란 시각도 있고 더욱이 모친을 살해했지만 유족들은 A씨에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렬의 범죄과정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부분 확인됐다"면서 "어머니의 범행을 오히려 만류해야 할 A씨가 먼저 보험사기를 제의, 6000만원을 위해 범행을 실행에 옮긴 속사정은 가족상황, 정신적 상태 등 더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자신의 동료이자 이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A씨의 절박함을 경찰은 속시원히 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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