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더비 천금 결승포, 맨유 선두 질주!

▲ 루니의 환상적인 골 장면. 사진출처=유로스포츠 메인화면 캡처.
[투데이코리아=심재희 기자] 1-1로 맞서며 후반 막바지로 접어들던 순간. 우측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루이스 나니가 크로스를 올렸다. 중앙에 있던 맨유의 공격수가 몸을 공중으로 띄우면서 그림같은 바이시클 킥을 연결했다. 그의 오른발에 정확하게 걸린 볼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골문 좌측을 갈랐다. 맨시티의 골키퍼 조 하트도, 맨시티의 수비수들도 순간 얼어붙으면서 발을 움직일 수 없었다. 맨유의 웨인 루니가 환상적인 매직골로 부활을 알렸다.

12일(한국시간) 펼쳐진 맨체스터 더비에서 루니는 후반 중반까지 매우 조용했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중원 강화 전략과 함께 원톱으로 경기에 나선 탓에 공격 진영에서 볼을 많이 소유하지 못했다. 홀로 공격에 배치되다 보니 고립되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나니의 골로 전반을 1-0으로 마친 맨유는 후반전에도 원톱 전술을 계속 유지했다. 하지만 후반 중반 에딘 제코-다비드 실바로 이어지는 묘한 슛에 동점골을 내주면서 곧바로 투톱 카드를 꺼내들었다. 퍼거슨 감독은 득점 선두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투입하면서 루니와 함께 골 사냥의 임무를 부여했다.

베르바토프가 그라운드에 나서면서 맨유는 승리를 위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고, 루니 역시 공격 공간과 기회를 조금씩 잡아 나갔다. 그리고 후반 33분. 믿기 힘든 걸작품이 터져나왔다. '닌자모드'로 일관하던 루니가 나니의 크로스를 공중 발리슛으로 연결하면서 맨시티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시즌 5호골. 올 시즌 내내 여러 가지 문제로 마음 고생을 하면서 부진했던 모습을 단박에 털어낼 수 있는 멋진 작품이었다.

루니는 환상적인 골을 터뜨린 뒤 터치라인 쪽으로 가 두 팔을 벌린 채 기쁨을 만끽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골 뒷풀이를 펼치면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과거 맨유의 상징이었던 에릭 칸토나가 보여줬던 카리스마 넘치는 골 뒷풀이 장면과 흡사했다. 또한, 뒤늦게 뛰어온 베르바토프의 모습을 보면서 '베르바토프보다 더 베르바토프다운 골을 루니가 터뜨렸다'는 생각 또한 머리를 스쳤다.

결국 루니의 만화같은 한방은 결승골로 연결됐고, 맨유는 또 한 번의 고비를 넘고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올 시즌 리그 안방 무패행진(13승 1무)을 이어감과 동시에 2위권과의 승점차를 유지하면서 우승 전망을 밝게했다.

올 시즌 루니는 사생활 문제와 이적설, 거기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매우 부진했던 게 사실이다. 모든 것을 털고 복귀했지만, 이전과 같은 폭발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맨체스터 더비 전까지 루니는 리그 경기에서 단 4골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베르바토프가 19골을 터뜨리면서 득점 선두에 올라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면서 아쉬움을 더했다.

루니 개인에게 이번 골은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골로 루니는 팀이 어려울 때 제 몫을 해주는 '해결사'의 이미지를 다시 그리게 됐다. 또한, 지역 라이벌인 맨시티를 격침시키는 결승골을 잡아냈다는 부분도 의미가 깊다. 리그뿐만 아니라 FA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남겨두고 있는 맨유 입장에서는 루니의 부활이 천군만마와 같을 수밖에 없다.

맨유 팬들은 정말 오래 기다렸을 것이다. 그리고 그 오랜 기다림에 보답하듯, 루니는 멋진 매직골로 카리스마를 발산하면서 부활을 알렸다. 부활포를 쏘아 올린 루니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큰 기대가 모아진다.

꼬리말) 맨유 선수들의 기록을 찾아보니, 그 동안 루니가 부진하긴 정말 부진했다. 루니는 지난 시즌을 전체 득점랭킹 2위로 마감했었는데, 올 시즌은 맨유 팀 내에서도 공동 4위에 그치고 있었다. 맨시티전에서 5호골을 마크하면서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참고로 맨유의 팀 내 득점 선두는 베르바토프이고, 2위는 맨시티전 선취골의 주인공인 나니로 9골을 잡아냈다. 뒤를 이어 '슈퍼 서브' 하비에르 '치차리토' 에르난데스가 7골로 3위, 그 다음이 루니, 그리고 박지성과 비디치가 4골로 5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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