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율 사채에서 탈출기회 제공...앞으로 고칠점도 많아

오는 11일부터 고금리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보다 낮은 금리의 대출로 옮겨갈 수 있는 '환승론(loan)'제도가 시행된다(전화 상담 가능 번호: 02-3711-1119).

금융감독원은 대출금 상환 실적이 우수한 고금리대부업체 이용자들을 낮은 이율의 대출금리 상품으로 전환시켜주는 '환승론'을 개발했으며, 이번에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이미 20일간의 시험 가동을 통해 현실가능성에 대해서도 합격점을 얻었다.

대부업체들은 연 60%의 이자율을 기록하고 있으나, 이번 환승론 적용을 받으면 제 2 금융권 기관들이 제공하는 연이자 35%~48%의 상품을 새로 이용하게 된다.

우선 대부업체 이용자로서 상환 실적이 좋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며, 신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현대스위스, 스타, 삼화, 솔로몬삼화저축은행<사진> 및 GB캐피탈 등 회사의 심사를 거치게 된다. 이 심사에서 적격 판단을 받으면 환승론 혜택을 볼 수 있다.

이 제도는 일단 성실히 빚을 갚아온 사람에게 고금리에서 해방될 수 있는 혜택을 사회적 차원에서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적용범위 너무 좁다

그러나 이런 큰 의의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는 아직 고쳐나갈 점 또한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용 대상이 대출이자 또는 원리금이 자동이체되는 대형 대부업체와 6개월 이상 거래한 사람 중 성실히 변제해 온 사람으로 한정되다 보니, 신용불량자나 금융권과 대부업체에서 대출받은 금액이 자기 연소득규모를 넘어서는 이른바 초과대출자 등은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

정작 살인적인 이자율로 고통받는 '미등록 사채업체 이용자'들에게 이 제도가 그림의 떡인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환승론 이자율도 너무 높아

아울러 환승론에 적용되는 이자율도 너무 높다는 지적도 시행을 앞둔 지금부터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60%대의 고리에서 해방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환승론으로 지불해야 하는 35~48%의 연이자율도 높은 이율이긴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대부업체 이용자 중 성실히 변제할 사람을 추려 제 2 금융권으로 몰아주는 게 아니냐, 제 2 금융권이 이자장사를 할 기회가 열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지속적 보완 필요

결국 환승론은 원래의 좋은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보완을 통해 더 나은 모습으로 탈바꿈해 나가야 한다는 주문을 '출발'과 동시에 안게 됐다.

가장 먼저 숙제로 떠오른 무등록대부업체 이용자들을 어떻게 이 제도로 끌어들일 것인지 하는 부분과 이자율을 경감하는 부분을 금융권, 시민단체, 정당 등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는 요구는 그래서 나온다.

또 이자율 경감과 부실업체 이용자로까지 혜택 대상을 확대하는 문제는 단순히 프로그램에 참여한 제 2 금융권 업체들에게 출혈을 감수하도록 할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대출기금 마련 등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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