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조정석 기자] "얼마나 춥고 무서웠을꼬…"

바다의 품에 자식을 맡기고 가슴 깊게 아버지를 뭍은 천안함 46용사의 유족들은 여전히 밀려오는 그날의 슬픔에 한없이 흐느꼈다.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1주기 추모식에서 유족과 시민, 동료 군인들은 사랑하는 이를 지켜주지 못한 비통함과 다시는 이런 비극을 격지 않겠다는 비장함이 교차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요인·정당인 등 많은 추모인파가 참석한 추도식에서 천안함 용사 한명 한명을 담은 영상물이 상영되자 유족들은 하나둘 흐느끼기 시작했고 '우리는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영원한 영웅이기 때문입니다'라는 앵커의 멘트에 결국 복받치는 설움을 터트렸다.

추도식이 끝나고 용사들이 잠든 묘역으로 자리를 옮긴 유족들은 1년이란 긴 시간의 흐름이 슬픔의 깊이로 다가온 듯 또다시 연신 눈물을 훔쳤다.

고 심영빈 중사와 박보람는 중사 어머니는 "어떻게 그 일을 떨쳐버릴 수가 있겠는가"라며 "1년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가 문제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흐느끼며 1년이 지났음에도 현실을 쉽게 인정하지 못했다.

단상에 몸을 기대고 흐느끼던 이상민 하사 어머니는 이 하사가 평소 좋아하던 초코파이와 과일을 꺼내 묘비 앞에 차려놓고 연신 눈물을 흘리며 아들의 이름을 소리 내어 불렀다. 김태석 원사 어머니는 "자식을 잃고 어떻게 살아, 가슴에 묻어두고 싶어도 그게 안된다"고 통곡했다.

천안함 용사의 목숨과 맞바꾼 군인정신의 표본 고 한주호 준위 묘역에도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 준위의 누이는 심정을 묻는 질문에 "그것을 어떻게 말로 하겠느냐"며 슬픔을 애써 억눌렀고 천안함 용사의 한 유족은 이곳을 찾아 참배하며 "저들을 위한 희생,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하늘에서도 지켜봐 주세요"라며 눈물을 보였다.

추모식에 참석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국가를 지키다 아까운 용사들이 희생됐다"고 안타까워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평화가 이 땅에 이룩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