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진입 위해선 지역주의 버리고 국익 우선해야

[투데이코리아=박기호 박대웅 기자] 지역발전을 명분으로 건설된 전국의 지방 공항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사업성과 경제성보다는 '선심정책' 혹은 '지역배려'라는 정치 공학적 계산에 따른 폐해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하고 전국 지방공항은 모두 14곳이다. 이중 서울 김포공항과 부산 김해공항, 제주공항을 제외한 11곳 모두 적자로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다. 대구공항, 광주공항 등 지방공항은 KTX 등 열차교통의 발달에 직격탄을 맞았다.

정치논리에 의해 개발된 대표적 공항이 바로 경북 울진공항이다. 울진공항은 당초 연간 5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1999년 공사를 시작해 1100억원의 예산을 들였지만 개항은 2003년에서 2005년 이어 2009년 말로 미뤄지다 지난해 다시 50여억원을 추가 투입해 비행조종훈련센터로 용도 변경됐다.

1989년 11월 개항한 경북 예천공항은 한때 연 40여만명이 이용했으나 중앙고속도로 개통 이후 이용객이 급감하다 2004년 5월 폐쇄됐다. 2002년 문을 연 강원 양양국제공항 역시 개항 6년여 만인 지난 2008년 대한항공이 만성적자를 이유로 양양~김해 노선을 폐지하면서 정기노선 하나 없는 국제공항이라는 오명을 썼다.

서남부의 관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2007년 11월 개항한 전남 무안국제공항 역시 현재 국제선 정기노선은 주 6편(무안~상하이), 무안~베이징은 2편에 불과하다. 국내선 역시 무안~제주는 주 2편(금·일요일) 뿐이다.

이 밖에도 강원 원주, 전북 군산, 전남 여수, 울산, 경남 사천, 경북 포항공항은 모두 김포 및 제주노선을 운항 중이지만 하루 1~10편에 그치고 있다.

신공항 문제를 두고 영남 지역의 반발 목소리가 높아진 시점에 부산을 지역구로 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지금 한 단계 전진하느냐 후퇴하느냐, 그 문턱에 서 있다”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한국은 현재 “젊은 선진국이냐 늙은 신흥국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 같은 상황 속에 국익을 해치는 지역이기주의를 떨쳐야만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정부에서 백지화하기로 한 이상 이에 따라야 한다는 주문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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