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만의 복귀! 안도 미키-아사다 마오와 우승 경쟁

[투데이코리아=심재희 기자] 자타가 공인하는 '피겨여왕' 김연아가 돌아온다. 오는 4월 24일부터 5월 1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펼쳐지는 '2011 ISU 세계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를 통해 피겨여왕의 진면목을 선보일 계획이다.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 불참하면서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만 집중해 온 김연아이기에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드높다. 과연, 김연아가 13개월의 긴 공백을 딛고 세계 최고의 기량을 다시 선보일 수 있을까? 피겨여왕의 화려한 귀환을 기대하면서, 2011년 세계선수권 대회의 의미와 김연아의 우승 가능성을 미리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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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겨여왕'의 귀환

김연아는 지난해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올림픽 금메달를 목에 걸었다. 밴쿠버올림픽에 참가해 다른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기량을 뽐내면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국내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 포기하면서까지 올림픽에 집중했고, 라이벌들을 가볍게 제치고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쇼트프로그램(78.50점)과 프리스케이팅(150.06점)에서 모두 최고점을 기록하면서 228.56점이라는 경이적인 점수와 함께 당당히 금메달을 따냈다.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완벽하게 마치고 눈물을 흘리던 김연아의 모습에 대한민국 국민들은 진한 감동을 느꼈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이후 김연아는 목표의식을 상실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우승을 놓쳤고, 이후 은퇴 논란에 휩싸이면서 적잖은 맘 고생을 해야 했다. 또한 소속사를 바꾸면서 곤혹을 치렀고, 밴쿠버올림픽 금메달을 합작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좋지 못한 모양새로 결별하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2010-2011시즌 그랑프리에 불참한다는 결정이 내려지면서 김연아의 모습을 계속 보기를 원하는 팬들을 매우 아쉽게 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김연아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새로운 목표로 내걸었다. 모든 사람들의 기대치가 매우 높은 것은 물론이고, 당연히 '우승'이 목표다.

김연아는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실전 경기를 단 한 번도 치르지 않았다. 약 13개월의 공백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 쇼트프로그램(지젤)과 프리스케이팅(오마주 투 코리아)으로 정한 새 프로그램이 베일에 가려진 가운데, 언제나 완벽한 준비로 감동의 연기를 펼쳤던 김연아의 모습이 재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겪었던 좋지 않았던 여러 가지 일들을 확실히 털어내기 위해서 김연아에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매우 좋은 기회다.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세계 모든 팬들을 위해 '피겨여왕'이 화려한 귀환을 준비하고 있다.

# 도전자의 자세로!

김연아는 지난 해까지 세계선수권대회에 총 4차례 참가했다. 2007년 첫 출전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냈고, 이듬해 다시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공인 받았다. 그리고 2009년 대회에서 드디어 정상에 오르면서 피겨여왕 칭호를 얻어냈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참가한 지난 해 대회에서는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밴쿠버올림픽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세계 최고점수와 함께 금메달을 따냈지만, 1달 뒤 펼쳐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몸도 마음도 많이 무거웠다.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서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에 실패하고 말았다.

당시 김연아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패하면서 정상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목표의식을 상실했고, 결국 평정심을 잃고 기대에 못 미치는 연기에 그쳤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어느 정도 선전하면서 2위에 올랐지만, 올림픽 금메달의 목표를 이루고 난 뒤 긴장이 풀렸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때문에 다시 나오고 있는 이야기가 바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부담감을 털어내고 자신이 가진 것만 제대로 보여준다면 최고의 연기와 함께 정상 탈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그 누구보다 김연아가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김연아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바로 '도전자의 자세'다. 지난 해 준우승자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함을 목표로 잡고 우승 사냥에 나서야 한다. 오랜 공백을 깨뜨리기 위해서 자신을 낮추고 다시 많은 땀을 흘렸기에 기대치가 드높다. 기술적인 부분은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 이미 검증을 마친 가운데, 새 프로그램을 통해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운동 선수에게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초심'이다. 김연아도 예외일 수 없다. 도전자의 자세로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김연아의 명품연기에 세계는 또 한 번 놀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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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자는 아사다와 안도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일본 선수들이다. 레이첼 플랫, 알리사 시즈니, 미라이 나가수 등의 미국파보다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가 대표주자로 나서는 일본파가 김연아가 경계해야 할 대상들로 여겨진다. 실제로 최근 대만에서 펼쳐진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도 일본파들이 두드러진 활약을 펼쳐 보였다. 안도가 우승을 차지했고, 아사다가 2위에 오르면서 출중한 실력을 뽐냈다. 이들은 오랫동안 김연아와 선의의 경쟁을 펼쳐온 선수들이다. 복귀전에서 다시 아사다와 안도와 함께 경쟁구도를 그리게 될 김연아다.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아사다는 김연아의 숙적이다. 주니어 시절부터 김연아와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좋은 승부를 계속 이어왔다. 하지만, 밴쿠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무결점 연기로 금메달을 따낸 뒤 아사다가 많이 밀리지 양상을 보였다. 아사다는 김연아가 없는 상황에서 부진의 늪에 허덕이면서 팬들을 더욱 실망시켰다. 작아졌던 아사다는 최근 4대륙선수권대회를 통해 부활 조짐을 보였다. 점프가 살아나면서 전매특허인 트리플 악셀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면서 김연아의 대항마로 다시 떠올랐다. 스스로 최고의 라이벌을 김연아라고 여기는 아사다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필승의지를 다지고 있다. 실력과 스타성에서 아사다가 김연아의 위상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꾸준히 정상급 실력을 유지해 온 안도는 안정된 기량을 바탕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안도는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총점 200점을 돌파하면서(201.34점) 기량과 경기 운영 능력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됐음을 증명했다. 올 시즌 그랑프리 대회에서도 안정된 연기를 바탕으로 우승의 영광을 안았고, 세계선수권대회 전초전인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 동안 김연아에 비해 기술의 난이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난이도 향상에 성공하면서 피겨여왕 자리를 노리고 있다. 적잖은 전문가들이 아사다의 이름값보다 안도의 실력이 김연아에게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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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오는 7월 6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 반에서 펼쳐지는 IOC 총회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발표된다. 세 번째 도전에 나선 평창이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한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유치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월 IOC 실사단이 국내를 찾았고, 여러 분야에서 고득점을 받으면서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이전 두 번의 도전에서 모두 1차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최종투표에서 역전을 허용한 아픈 기억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막판까지 IOC위원들의 표심 잡기에 집중해야 최종 순간에 '평창'이 외쳐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연아의 선전은 평창올림픽 유치에 적잖은 힘을 보탤 수 있다. 김연아는 지난 2009년 4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제1호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밴쿠버동계올림픽 우승과 함께 더욱 높아진 세계적인 인지도를 활용해 직, 간접적으로 평창올림픽 유치에 힘을 보탰다. 김연아의 완벽한 올림픽 우승으로 한국의 동계스포츠 위상이 더욱 높아지면서 IOC위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피겨여왕'의 변함 없는 멋진 모습이 발휘된다면, 평창올림픽 홍보대사인 김연아의 힘이 평창올림픽 유치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아는 홍보대사로서 계속해서 평창올림픽 유치전을 벌일 계획이다. 5월 후보도시 브리핑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고, 7월 남아공 더반 개최선정 행사까지 평창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일 뜻을 나타냈다. 4월에 펼쳐지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과 함께 '피겨여왕'의 화려한 귀환을 알린 뒤,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뛴다는 생각이다. 이런 저런 상황을 고려해볼 때, 김연아의 세계선수권대회의 우승이 한국 동계스포츠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빛내면서 평창올림픽 유치의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짙다. 김연아의 명품연기가 평창올림픽 유치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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