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인멸을 위해 '카카오톡' 본사까지 찾아 메시지 삭제 요청해

[투데이코리아=박대호 기자] 아내를 목졸라 숨지게한 후 등산용 가방에 유기한 비정의 대학교수 남편이 내연녀와 공모해 아내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했다고 25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24일 이혼 소송 중인 아내 박모(50)씨를 교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부산 모 대학 교수 강모(53)씨를 구속하고 함께 범행에 동참한 내연녀 최모(50.무직)씨를 수배했다.

강씨는 지난달 2일 밤 11시쯤 부산 해운대구 모 콘도 앞에서 아내 박씨를 만나 자신의 차에 태운 뒤 모 호텔 인근 공영주차장에서 노끈으로 아내 박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강씨는 내연녀 최씨의 차를 이용해 박씨의 시신을 부산 사하구 을숙도대교 부근 제방에 유기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은 "강씨가 아내를 살해할 당시 내연녀는 호텔 인근에 자신의 차량을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며 "내연녀가 그날 밤 11시 16분부터 10분간 강씨에게 전화를 세 번 걸었으나 받지 않은 것으 토대로 이 시간대에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범행후 강씨의 행적은 더욱 치밀했다. 강씨는 범행 증거를 없애기 위해 범행 이틀 뒤인 지난달 4일 서울 '카카오톡' 본사를 찾아 문자메시지 삭제를 요청했다. 강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달 1일 내연녀 최씨에게 시신을 운반할 차량을 확보하고 '맘 단단히 먹으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경찰은 삭제된 문자메시지를 복원해 증거로 확보했다.

강씨의 행적을 추적한 경찰은 강씨의 범행이 계획적으로 이뤄진 정황을 포착했다. 강씨는 3월 27일 부산 북구의 한 아웃도어 매장에서등산용 대형 가방을 구입한 뒤 거가대교 등 경남지역을 돌며 시체 유기장소를 물색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강씨는 지난 23일 경찰 조사에서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내연녀 최씨는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국내 모 명문대에서 계산통계학 석사를 딴 뒤 1985년 경남 모 대학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됐다.

조선일보는 숨진 박씨 가족의 말을 빌려 "강씨는 9년여 전부터 알고 지낸 박씨와 지난해 3월 결혼한 뒤에도 폭행과 여자 관계, 금전 문제 등으로 가정 불화가 계속됐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숨질 당시 박씨는 결혼 6개월 만에 협의이혼을 신청한 상태였다 강씨에 의해 살해된 뒤 실종 50여일만에 사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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