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등 보도 "노 대통령 취임 후 박 회장 사업 대폭 확장"

[투데이코리아=양만수 기자]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이 은행 2대주주인 박형선 해동건설 회장이 지난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에서 '노풍(盧風·노무현 바람)' 일으킨 주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회장의 사업은 노무현 대통령 취임 후 대폭 확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는 6일 야권 관계자들을 인용, "박 회장은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뽑는 지역 순회 경선 때 노무현 당시 후보가 광주에서 1위를 차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광주 지역의 한 인사는 "노무현 후보가 광주에서 1위에 오르면서 이인제 후보의 대세론은 꺾였다"며 "그때 박 회장은 노 후보를 광주의 재야세력과 연결시켜 '노풍'을 일으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민주당은 국민참여경선제를 도입해 1000원의 당비를 낸 사람 중 선거인단을 뽑는 '책임 당원제'를 실시했는데, 박씨가 (광주 지역) 당원 대부분을 만들어 그 덕분에 노 후보는 광주에서 이인제·한화갑 후보를 제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박 회장은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주관하는 강연이나 세미나에 노 후보가 초대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고, 노 후보의 경선팀을 물적으로 뒷받침했던 사람이다"고 주장했다.

2003년 2월 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박 회장 소유인 해동건설은 급성장했다. 그해 해동건설의 매출액은 275억원이었으나 노 대통령 집권 5년차였던 2007년엔 매출액이 601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이 회사의 2010년 매출액은 1000억원대다.

박 회장은 노무현 정부 말기에 광주은행 부행장 출신인 오지열 중앙부산저축은행장(부산저축은행 계열사)과 사돈이 됐다. 당시 서울의 특급 호텔에서 열린 박 회장 아들 결혼식에는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주례를 섰다. 당시 이해찬 총리 등 노무현 정부 실세들도 대거 참석해 축하했다 한다.

광주일고 출신인 박 회장은 호남지역에 넓은 인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박씨가 정·관계 로비 창구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참여정부 인맥을 활용한 정황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박 회장은 경기 시흥시 영각사 납골당 사업 관련,특수목적법인(SPC) 등 부산저축은행이 세운 일부 SPC의 실소유주로 불법대출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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