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국정원장 "김정일, 방중 때 여러 요청했는데 中과 의견차이 있었다"

김.jpg[투데이코리아=박대호 조정석 기자] "김정은이 화폐개혁과 주택 10만호 건설에도 실패해 리더십에 손상을 입었다"

22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북한동향을 보고했다고 한나라당 정보위 간사 황진하 의원이 밝혔다.

황 의원은 "김정은이 화폐개혁에 실패했고 주택 10만호를 건설하기로 했는데 500호밖에 건설하지 못해 리더십에 손상이 가고 있다고 원세훈 국정원장이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의원은 "김정은이 연평도 포격사건 등 군사적 모험으로 강경한 자세로 가며 영향력을 발휘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2009년 11월 구권 100원을 신권 1원으로 바꾸는 화폐개혁을 단행했지만 물가 급등 등 심각한 후유증만 남긴 채 실패했다. 화폐개혁 후 1년만에 쌀값이 4000% 올랐고, 중간층이 사라지면서 생필품 조차 구할 수 없는 新빈곤층이 등장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화폐개혁 실패로 주민 폭동 등 체제 위협을 느낀 북한 당국이 화폐개혁을 주도한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 리태일 부부장 등 최소 52명을 공개처형 했다는 설이 있다.

주택 10만호 건설사업은 평양 현대화 작업의 일환으로, 김일성 탄생 100주년이자 김정일 70회 생일인 2012년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으로 추진해 왔다. 북한은 이를 위해 외국자본 유치 전담조직을 꾸려 중동과 유럽 등 외자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다른 국책사업을 중단하면서까지 이 사업에 매달려 왔지만, 건설 작업에 필요한 자재와 전력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황진하 의원은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난달 말 중국 방문에 대해 "김 위원장이 중국에가서 이런저런 요청을 했지만 중국과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일 측과 중국 측이 어떤 점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정보위원은 "김정일의 방중이 갖는 중요성은 경제협력, 식량지원, 후계문제 등 세가지인데 국정원이 아무 파악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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